한국 펜싱의 간판스타 오상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단체전 4연패를 달성했다.
오상욱은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마지막 9라운드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39-40으로 뒤진 상황에서 출전한 오상욱이 45-44 승리를 만들어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오상욱이 공격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경기 초반 한국은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갔다. 6라운드까지 30-26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7라운드에서 도경동이 일본의 요시다 겐토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32-35로 뒤지는 위기를 맞았다.
박상원이 8라운드에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열세는 계속됐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오상욱도 41-44까지 끌려가며 궁지에 몰렸다. 한 점만 더 내주면 패배하는 상황이었다.
오상욱은 이 순간 집중력을 발휘했다. 재빠른 막고 찌르기와 높이를 활용한 공격으로 일본의 에이스 고쿠보 마오를 압박했다.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44-44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고쿠보의 상체를 정확히 공략해 45-44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번 승리로 오상욱은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까지 석권하며 2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단체전 4연패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개인전 금메달을 딴 뒤 "다 끝나고 좋아하겠다"며 단체전 우승을 다짐했던 오상욱은 "이제 끝났다는 게 실감 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오상욱과 황희근이 포효하고 있다 / 뉴스1
오상욱은 41-44로 몰린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몇 점 내줬으나 그 데이터로 입력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며 그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득점은 심판의 비디오 판독 끝에 인정됐다. 오상욱은 "때리자마자 100% 이겼다고 생각했다"며 "할 수 있는 어필은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상욱은 마지막 라운드 전 도경동에게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도경동은 "상욱이 형이 '내가 해줄 테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라고 해줬다"며 "형에게 짐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이기면서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곧 만 30세가 되는 오상욱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맏형 역할을 맡았다. 20대 선수 3명과 함께 새로운 세대의 시작을 알리며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전망도 밝혔다.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황희근, 도경동, 오상욱, 박상원이 얼싸 안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오상욱은 "예전에 형들과 함께 할 때도 단체전 마지막 주자는 제가 했기에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지만, 뒤에서 많은 피드백을 해주던 정환이 형, 잘 못 뛰면 뒤에서 시무룩해하던 본길이 형, 냉철한 준호 형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오상욱은 김정환, 구본길, 김준호와 함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2관왕으로 구본길이 보유한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기록 6개에 하나 차로 다가선 오상욱은 4년 뒤 7번째 금메달 도전 가능성에 대해 "그때 가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오상욱은 "더 성장해서 다음에는 더 큰 격차로 이기는 게 우리의 숙제가 됐다"고 강조하며 "다음 달 전국체전을 비롯해 경기가 이어지지만, 일단 끝나서 좋다"고 말했다.
도경동은 "개인전 이후 멘털이나 몸이 다 좋지 않아서 상욱이 형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형이 같은 방을 쓰면서 많이 보살펴줬다"며 "좋은 말을 해줘서 오늘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박상원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는데, 짜릿하다"며 "LA 올림픽까지 갈 수 있도록 마음 식지 않고 다잡겠다"고 다짐했다.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오상욱이 포효하고 있다 / 뉴스1
국군체육부대 일병 4호봉으로 조기 전역을 이룬 막내 황희근은 "형들과 올림픽 4연패도 이뤄보고 싶고, 저도 후배들을 위해 이렇게 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