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7일(토)

李대통령 "부처 눈엔 부처, 돼지 눈엔 돼지"... 호남 반도체 비판 정면 반박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는 글을 올리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논란에 정면 대응했다.


27일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호남 반도체 투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용수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한 반박이다.


이 대통령은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 만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십년간 분할 지배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호남을 농업도시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농업용수 공급 필요를 충족시키는 정도로 수자원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역대 정부들이 호남을 의도적으로 낙후시켰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인사이트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 대통령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반도체 첨단기업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 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 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물이 없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권유하지 않는다"며 "정치적 입장을 떠나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지역 균형발전과 전국적 상생·공존 정책에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야권의 비판을 '정쟁'으로 규정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협력을 요청한 셈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댐 여유량, 수십년간 과배분된 미사용 물량, 농업용 대형 보와 저류시설, 하수 재이용수까지, 흩어져 있을 뿐 수자원 풀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수자원 확보 가능성을 뒷받침한 것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호남 대규모 반도체 투자 구상에 대해 "표 계산을 위해 대기업의 팔을 비틀고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한 '국정운영 사유화'"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의원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비판적인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지역구도를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노린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 작가는 전날 당내 계파 갈등 등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의 노선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발언이다.


이 대통령의 '부처와 돼지' 발언은 4분 전 올린 호남 반도체 관련 글과 연결해 해석하면, 야권이 자신들의 정치적 시각으로 정부 정책을 왜곡한다는 비판으로 읽힌다. 동시에 범여권 논객의 비판까지 겨냥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 =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해당 게시글에 대해 "원칙적인 이야기"라고만 설명했다. 구체적인 상황이나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채 일반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명이다. 다만 시점과 맥락상 호남 반도체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 정부의 핵심 지역균형발전 정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은 '선거용 프로젝트'라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맞서 정부는 기술적 타당성과 국가 전략산업 육성 차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