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미국의 인권운동가 패리스 하비(Pharis Harvey) 목사가 지난 16일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2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1935년생인 하비 목사는 1960~70년대 일본 등지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한국의 인권 문제에 깊이 관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북미한인인권위원회(NACHRK)의 실무 책임자로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패리스 하비 목사 / 유튜브 '구술사료영상'
당시 NACHRK가 발간한 소식지와 그가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는 광주의 긴박한 상황을 북미와 유럽 등지로 신속하게 전파하는 가교가 됐다. 1981년에는 미국 하원 국제관계 및 인권 소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군의 유혈 진압과 삼청교육대, 노동·언론 탄압 등 한국의 인권유린 실태를 세계에 고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깊다. 민청학련 사건 당시 미국으로 강제 추방됐던 그는 1980년 김 전 대통령이 사형 선고를 받자 구명운동에 앞장서는 등 한국의 자유를 위해 쉼 없이 목소리를 냈다.
하비 목사는 이후 국제노동인권기금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미국 다국적 기업의 제3세계 노동자 착취를 폭로하고 저개발국 노동자들의 권익 신장에 기여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20년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기여한 고인의 공로를 기려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푸른 눈의 이방인이었으나 누구보다 한국의 아픔에 공감했던 그의 별세 소식에 민주화 운동 단체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