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BTS RM, APEC CEO 서밋서 기조연설... "K팝은 '비빔밥', 정체성을 지키면서 세계문화 수용"

방탄소년단의 리더 RM(31·본명 김남준)이 K-팝의 글로벌 성공 비결을 공개하며 전 세계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 확대를 호소했습니다.


RM은 29일 오후 경북 경주시 알천북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 APEC CEO 서밋 문화 세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섰습니다.


그는 'APEC 지역의 문화창조산업과 K-컬처의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한 연설을 통해 K-팝의 성공 요인과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GettyImages-2243911475.jpg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에 참석해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쳐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 GettyimagesKorea


RM은 연설 서두에서 "올해 처음으로 '문화산업'이 APEC의 핵심 의제로 격상된 것에 대해, 창작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자부심과 기대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난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라며 6명의 방탄소년단 멤버들과의 만남,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프로듀서 방시혁과의 인연, 그리고 음악을 삶의 언어로 받아들여 주는 전 세계 아미들의 존재를 언급했습니다. 


RM은 "아미의 국경을 초월한 지지와 열정은 저에게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덕분에 빌보드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같은 글로벌 시상식 뿐 아니라, UN 총회, 백악관, 그리고 오늘 이 APEC 무대와 같은 상징적인 장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RM은 방탄소년단의 초기 해외 진출 당시를 회상하며 문화적 장벽의 높이를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그는 "십여년 전 방탄소년단이 처음 해외에 진출했을 때만 하더라도, 오늘과 같은 영광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며 영어권 지역에서 한국어 노래를 듣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온몸으로 체감했다고 밝혔습니다.


origin_APECCEO서밋연사로나선BTSRM.jpg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에 참석해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쳐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 뉴스1(공동취재)


이어 "저희를 '한국 아티스트'라고 소개하면, 음악 이야기가 아닌 뜬금없는 질문을 받곤 했다"며 "'북한에서 왔어요, 남한에서 왔어요?', '한국이 어디 있는 나라죠?'"와 같은 질문이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저희 음악보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치부터 설명해야 했던, 정말 냉정한 현실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RM은 이러한 장벽을 극복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으로 아미를 꼽았습니다. 


그는 "이 거대한 장벽을 무너뜨린 핵심 동력은 아미였다"며 "이들은 저희의 음악을 매개체로 삼아,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소통을 이어간다"고 강조했습니다.


RM은 "난 K팝 음악을 한국의 전통 음식 '비빔밥'에 비유한다. 쌀밥에 각종 채소와 고기, 양념을 얹어 모든 재료를 '비벼서' 먹기 때문에 비빔밥이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origin_엄지치켜든RM.jpg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에 참석해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쳐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 뉴스1(공동취재)


그러면서 "K팝은 힙합, R&B, EDM 등 서구의 음악 요소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미학, 정서, 그리고 제작 시스템을 융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K팝의 성공은 특정 문화의 우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하고 세계의 문화를 폭넓게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연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RM은 APEC 리더들을 향해 창작자 지원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는 "이 시대의 창작자이자 아티스트로서, 이 자리를 빌려 APEC 리더들께 부탁드린다"며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그들의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는 경제적 지원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또한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 관점뿐 아니라 문화적 관점에서도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며 "문화와 예술은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인이자,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장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RM은 마지막으로 "문화와 창의성을 통해 포용과 성장을 이끌어갈 APEC의 비전을 응원한다"며 "나 역시 아티스트로서, 여러분이 열어주실 더 넓은 기회의 장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음악을 통해 용기와 희망, 그리고 포용의 가치를 전하는 것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