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증도에 위치한 국내 최대 염전 '태평염전'이 스스로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말소를 신청했습니다.
26일 국가유산청은 태평염전이 최근 태평염전과 석조소금창고 등 두 건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말소를 신청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문화유산 소유자가 자연재해나 화재 등의 훼손 없이 등록 말소를 신청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인데요. 태평염전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불거진 강제노동 논란 이후 '문화적 상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태평염전 관계자는 "1985년 인수 이후 천일염 산업의 역사와 가치를 지켜오고 있는 태평염전의 문화유산 등록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산업과 환경, 지역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남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강제노동 사건 이후 천일염 산업 전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며 "내부적으로 신속히 조치하고 제도를 개선했지만, 부정적 시선은 여전히 존재하며 문화유산의 의미와 상징성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태평염전 측은 국가등록문화유산 유지와 관리에 따른 비용과 책임은 컸지만 지원이나 혜택은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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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염전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말소 신청에는 국내 천일염 산업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해진 현실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태평염전의 문화유산 등록 말소 여부는 신안군과 전남도의 심의를 거쳐 국가유산청이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한편 태평염전과 석조소금창고는 2007년 신안 비금도 대동염전과 함께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1953년부터 70년 넘게 천일염을 생산해온 태평염전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 구제와 국내 소금 생산 증대를 목적으로 건립되었습니다.
전증도와 후증도를 둑으로 연결하고 그 사이 갯벌에 조성된 태평염전은 국내 최대 단일 염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