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경남 거제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에서 30대 남성이 3년간 교제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찌르고 바다로 떨어뜨리려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이달 15일 새벽 5시께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어 구속됐습니다. A씨는 피해자와 3년간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평소에는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은 성격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사회적응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요. 사회성 부족으로 인해 3년 동안 무려 15차례나 이직을 반복했으며, 2년 전부터는 과대망상과 피해망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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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피해자에게 "누가 나를 해킹한 것 같다", "도촬당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하거나 직장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의 도움으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 호전이 없었고, 지친 피해자는 결국 문자메시지로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A씨는 "최근 잠을 못 자 예민했던 것 같다",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게 맞지 않냐"며 14일 피해자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가 갈등을 해결한 듯 보였습니다.
거제시 한 숙소에서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다음날 새벽 다시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거가대교를 지나던 차 안에서 A씨의 피해망상이 재발했습니다. A씨는 대교 한복판에 차를 세우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빌린 뒤 "내가 착각한 것 같다", "나 해킹당한 것 같다", "해킹 관련 문자가 왔다"며 횡설수설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피해자가 "힘든 일이 있냐"고 묻자 A씨는 "우린 다 같이 죽어야 한다"며 자켓 안에서 흉기를 꺼내 피해자의 목을 찔렀습니다. 이어 피해자를 들어 올려 다리 난간 밖으로 떨어뜨리려 했습니다. 피해자는 간신히 A씨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쳐 지나가던 차량을 붙잡아 도움을 요청했고, 행인의 신고로 A씨는 현행범 체포되었습니다.
피해자는 방송을 통해 "아직도 범행 이유를 모르겠다. 심신미약으로 처벌이 약할까 걱정된다. 미쳐서 한 짓이든 제정신으로 한 짓이든 흉기까지 준비해 살인을 계획한 것"이라며 엄벌을 탄원했습니다.
양지열 변호사는 "사건 자체가 중하다. 목 부위를 찔려 정말 위험할 뻔했고 눈이나 어깨 쪽에도 자상이 있어 간단하게 끝날 사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석연찮은 범행 동기, 제대로 범죄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는지 등이 인정돼야 심신미약이 인정되기 때문에 처벌이 그리 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A씨는 현재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