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세관 마약밀수 연루' 핵심 증인, 현장검증서 '정신분열' 호소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에 대해 수사하는 백해룡 경정의 수사 과정에서 핵심 증인 역할을 한 말레이시아 국적 운반책이 조현병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던 2023년 9월 한국으로 필로폰을 밀반입한 말레이시아 국적 운반책 2명을 체포해 이들로부터 '세관 직원이 마약밀수에 개입했다'는 충격적인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운반책들은 2023년 1월 인천공항을 통한 밀반입 당시 현지 마약 총책으로부터 '한국 세관이 너희들을 알아보고 빼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또한 말레이시아 출국 전 해당 총책이 구매해준 옷을 입고 전신사진을 촬영했으며, 이 사진이 한국 총책을 통해 세관 직원들에게 전달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인사이트백해룡 경정 / 뉴스1


현장 조사에서 이들은 세관 직원 3명을 구체적으로 특정했으며, 당시 자리를 비운 1명에 대해서도 사진을 보고 일치하게 지목했습니다.


이들보다 먼저 검찰에 검거된 또 다른 말레이시아 국적 운반책 1명 역시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3명의 운반책 중 1명인 말레이시아 국적 48세 A씨가 2023년 11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실시된 현장검증 과정에서 조현병을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조사 기록을 보면, 백 경정이 출국 심사 때 누가 도와줬는지 질문하자 A씨는 "잘 모르겠다. 그냥 순조롭게 통과했다"며 "(마약 총책) B씨가 전에 항상 얘기했다. 여기 세관에서 다 사람 사놨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라고 답변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질문이 계속되자 A씨는 통역인을 통해 "정신분열증이 있는데 지금 도진 거 같다. 조금 적게 물어봤으면 좋겠다. 계속 지금 귀에서 (환청이) 들리고 마음이 복잡해진다"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잠시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청했고, 수갑이 풀린 후 백 경정은 질문을 지속했습니다.


A씨는 비행기 탑승 전 개설된 단체대화방 참여자 수에 대한 질문에 "다섯 명이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다른 운반책이 13명이라고 했다는 말이 맞는지 묻자, A씨는 잠시 생각한 후 "맞다"라고 진술을 변경했습니다.


한편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1월 필로폰 밀수 범행에 인천세관 공무원들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에 대해 대통령실과 경찰·관세청 고위 간부가 사건 은폐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