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서울 청계천에 웬 OOO?... 무분별한 '방생'에 생태계 교란 우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에서 열대어 구피가 발견되면서 생태계 교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심 하천에서는 발견되기 어려운 열대성 어류의 출현으로 무분별한 방생 행위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23일 생물 유튜버 생물도감은 청계천에서 실시한 세 번째 어류 조사 결과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합법적으로 허가받아 나간 청계천 모니터링. / 유튜브 TV생물도감YouTube 'TV생물도감'


이번 조사는 봄과 여름에 이어 가을까지 진행된 연속 탐사로, 청계천 중류부터 하류 구간을 중심으로 서식 어류 현황을 파악했습니다.


조사팀은 족대를 이용해 얕은 수심 구간을 중심으로 탐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인공 수로임에도 불구하고 청계천에는 붕어, 피라미, 돌고기, 참붕어 등 다양한 토종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청계천이 단순한 인공 하천을 넘어 일정 수준의 먹이사슬이 유지되는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전문가들은 청계천 복원 이후 약 20년간 도심 속 수계 생태계의 실험장 역할을 해온 이곳에서 토종 어류가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환경 회복의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청계천에서 발견돼 눈길 끈 열대어 구피. / 유튜브 TV생물도감청계천에서 발견된 열대어 구피 / YouTube 'TV생물도감'


정기적인 수질 관리와 시민들의 관심이 어류 서식 환경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한 생물은 전문가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청계천 하류 구간에서 열대어 구피 암컷 여러 마리가 포획된 것입니다. 일부 개체는 배가 불룩해 산란을 앞둔 상태였으며, 이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방생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구피는 열대성 어류로 수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면 생존이 어려운 종입니다. 


하류에서도 발견된 열대어 구피. / 유튜브 TV생물도감YouTube 'TV생물도감'


서울의 겨울철에는 대부분 폐사하지만, 그 과정에서 토종 어류와의 먹이 경쟁과 유전자 교란을 일으켜 기존 생태계를 교란시킵니다. 전문가들은 살아남아도 문제, 죽어도 문제인 생태계 폭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떡납줄갱이도 발견됐습니다. 줄무늬가 아가미 뒤까지 이어지는 특징을 가진 이 어종은 주로 남부권 하천에서 서식하던 종으로, 청계천 하류에서의 발견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몰개, 칠리 등 기존에 관찰되지 않았던 어종들도 추가로 기록됐습니다.


청계천 하류 다리 밑에서는 길이 70~80cm에 달하는 대형 잉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청계천 / 사진=인사이트청계천 / 사진=인사이트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잦은 먹이 주기가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구간에서는 빵조각이나 사료를 던지는 시민들이 자주 목격되며, 이로 인해 잉어 개체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실시된 1~3차 조사를 종합한 결과, 청계천에는 총 32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자연하천 수준의 생물 다양성으로, 서울 도심 수계의 복원력을 수치로 입증하는 결과입니다.


특히 쉬리, 각시붕어, 얼룩동사리 등 한국 고유 어종 6종이 확인돼 더욱 의미가 큽니다.


이들은 깨끗한 수역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민감한 종으로, 청계천 수질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YouTube 'TV생물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