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취임 후 첫 北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 대통령이 CNN 인터뷰에서 한 농담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서로 많은 교감이 가능한,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삶이나 일을 추진하는 방식, 이런 점들에 대해 조금은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인사이트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0.23 / 뉴스1(대통령실 제공)


이번 인터뷰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날 녹화돼 23일 오전(미 현지시간 22일 오후) 방송됐습니다.


인터뷰는 북한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22일 이뤄진 것으로,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담겼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당시 만남에서 받은 인상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인사이트뉴스1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자가 '분명 이것이 마지막은 아닐 듯하다'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지만 제가 보기엔 오랫동안 잘 참았던 것 같다"며 농담조로 답했습니다.


남북 간 직접 대화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쌓여온 업보라는 게 있어서 남북 간에 곧바로 유화 국면으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업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전임 윤석열 정부 당시 대북 강경책이 현 경색 국면의 원인이 됐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선 우리 측의 판단, 또 북한 측의 판단이 서로 다르다"며 "똑같은 사물을 놓고 서로 오해하거나 다르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 역시도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해결해나갈 수 있다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사이트22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오전 8시10분쯤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며 지난 5월 8일 이후 167일 만이다. 2025.10.22 / 뉴스1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도 표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서 대화하길 바란다"며 "APEC 계기에 혹여라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 관계에 대한 기본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상황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은 서로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안정적 체제 유지, 그 속에 살아가는 국민의 더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북한을 공격할 생각도 없고, 북한과 공존하고 서로에게 번영할 수 있는 더 나은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통상협상과 관련해서는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습니다.


CNN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투자' 요구 등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갈취'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웃음을 터뜨린 뒤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gettyimagesBank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행정부의 미 제조업 부활 추진에 대해서는 "과거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이제는 미국의 제조업 재건 노력을 가능한 범위에서 도울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복잡한 특성을 인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은 이념 체제를 달리하고 또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군사적으로 충돌하기까지 한 경험이 있는 국가"라면서도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또 경제적으로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완전히 단절하기 어려운 매우 특수한 관계"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중 정상은 다음 주 경주 APEC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