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숨진 대학생 박모 씨 사건이 점점 더 복잡한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 간의 범행이 아니라, 국내외 조직이 얽힌 구조적 인신매매 범죄의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JTBC 뉴스룸은 박씨와 가까운 지인을 단독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박씨가 캄보디아로 가기 전 이미 '윗선'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 동기 홍모 씨가 범행에 끌어들인 것은 맞지만, 그 위에 지시를 내리는 조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이 지인은 "지난 봄, 돈이 필요했던 박씨에게 홍씨가 '같이 일하자'며 접근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겼습니다. 박씨가 제공한 통장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면서 금융거래가 전면 정지된 겁니다. "박씨가 그때 '이제 원시인 된다'고 말하며 현금만 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야간 알바까지 뛰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후 지난 6월, '윗선'의 지시로 박씨는 캄보디아로 향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몰린 상황에서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겁니다. 박씨는 생전에 가족과의 통화에서 "소개시켜준 분이 또 따로 있다. 대표님이랑 팀장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의 '팀장'은 박씨 명의의 OTP와 신분증을 이용해 5,700만 원을 대출받은 뒤 잠적했습니다. 박씨는 "대표님과 팀장님이 내 통장 돈을 들고 날랐다"고 가족에게 토로했습니다. 이후 그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감금됐고, 잔혹한 고문 끝에 숨졌습니다.
박씨의 지인은 "조직이 박씨가 죽을 걸 알면서도 캄보디아로 보냈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며 "윗선이 그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밝혔습니다.
JTBC 취재 결과, 박씨를 캄보디아로 보낸 결정은 국내에 있는 범죄조직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이들은 '팀장'과 '대표'를 앞세워 재력을 과시하며 대학생들을 유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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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의 지인은 "팀장이 사는 곳은 40억 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였고, 람보르기니·벤틀리 등 슈퍼카를 다섯 대 이상 보유한 인물이었다"며 "최대 20억 원까지 벌 수 있다며 청년들을 끌어들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조직은 300명 이상 규모로 운영되며, 국내 불법 영업조직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라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대표가 경찰 고위 간부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로 안심시켰습니다.
한 제보자는 매체에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총책이 중국인이나 조선족이라 해도, 피해자를 모집하려면 반드시 한국인이 끼어 있어야 한다"며 "국내 조직과 현지 조직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인천에서 '팀장'으로 불린 20대 남성을 체포하고, 나머지 조직원과 국내 총책을 추적 중입니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 범행이 아닌 '국내·해외 연계형 인신매매 조직'으로 보고, 캄보디아 당국과 공조 수사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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