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유홍준 "청와대 관저는 음습한 자리... 삼청동 안가로 옮겨야" 대통령실에 건의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관저의 위치 변경을 건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최고 미술사학자로 꼽히는 유 관장은 지난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무실은 청와대로 돌아가도 관저는 삼청동 안가를 이용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대통령실에) 건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22 / 뉴스1


유 관장은 현재 청와대 관저의 위치에 대해 "관저는 본래 거기에 있을 자리가 아니다"라며 강한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그는 "굉장히 음습한 자리가 돼 가지고 풍수의 문제뿐 아니라 건축가들 입장에서도 생활 공간의 위치로 부적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저를 안가로 옮기고 관저 자리는 국민들에게 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대통령 관저는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의 일상 공간으로 침실과 주방, 회의실, 영부인 공간(메이크업 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유 관장이 관저 이전을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던 그는 당시에도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을 검토하면서 관저 이전의 필요성을 제기했었습니다.


당시 유 관장은 이전 계획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하면서도 "풍수상의 불길한 점을 생각할 적에 관저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022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유 관장은 당시 상황을 더 자세히 공개했습니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저만이라도 옮기십시오' 건의했다"며 "누구보다 김정숙 여사가 옮기고 싶어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관저, 삼청동 안가까지 3곳을 모두 옮기려면 공사 규모가 커지고 예산 문제도 제기돼 최종 무산됐다고 합니다.


유 관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개방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그는 "청와대 뒤 북악산은 다 개방하는 게 맞다"며 "그걸 개방하려면 관저 있는 데에서부터 '천화제일복지'로 올라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내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습니다.


'천화제일복지'는 1990년 청와대 신축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비석으로 '천하에서 제일 좋은 복 받은 땅'을 뜻합니다.


명태균씨 / 뉴스1명태균 씨 / 뉴스1


한편, 윤석열 정부에서도 청와대 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 내외와 연락을 주고받았던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김건희 여사에게 "북악산 대가리가 꺾였다. 청와대에 들어가면 뒈진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통령실 용산 이전도 명씨의 뜻을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