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이 배우 이정재를 사칭한 로맨스 스캠 조직에게 약 5억원을 사기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죄 조직은 AI 기술로 제작한 가짜 사진과 위조 신분증을 활용해 피해자를 교묘하게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YouTube 'JTBC News'
지난 21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틱톡 메시지로 시작됐습니다.
사기범은 자신을 배우 이정재라고 소개하며 경남 밀양에 사는 50대 여성 A씨에게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연락했다"고 접근했습니다.
범인은 현재 '오징어 게임3'를 촬영 중이라는 거짓 정보를 제공하며 A씨와 친밀감을 형성한 후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유도했습니다.
사기범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AI로 제작한 공항 셀카를 전송하고, 생년월일이 잘못 기재된 가짜 운전면허증까지 당당하게 제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A씨는 "TV를 켜보고 할 그런 시간조차도 없는 사람인데 지속적으로 본인이 맞으니까 믿어 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충분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후, 사기범은 '경영진'이라는 인물을 소개하며 본격적인 금전 요구를 시작했습니다.
경영진은 A씨에게 이정재와의 직접 만남을 주선해준다며 60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A씨가 "돈을 들여서 만나고 싶지 않다"고 거부하자, 범인은 "만나면 본인이 해결해 주겠다"며 안심시켰습니다.
첫 번째 송금 이후 사기범들의 요구는 점점 더 커졌습니다. 팬 미팅을 위한 VIP 카드 발급비용으로 1,000만 원을 요구했고, 이후에는 이정재가 미국 공항에 억류되었다는 허위 사실을 내세워 반복적으로 수천만 원씩 송금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사기범은 A씨와의 대화에서 '여보', '꿀'이라는 애칭을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돈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 6개월 동안 총 5억 원을 송금했습니다.
A씨는 "오면 다 갚아준다고 하니까. 진짜 이정재라면 넌 이렇게 이럴 수가 없다고" 말하며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수사가 개시되자, 사기범은 여전히 '자신을 믿어 달라'는 메시지를 A씨에게 전송하며 끝까지 범행을 지속하려 했습니다.
현재 사건을 넘겨받은 경남경찰청은 캄보디아 조직과의 연관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로맨스 스캠 일당을 추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