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국가 위기 알려준다는 600년 된 거창 당송나무... 5년 만에 '송이' 피웠다

경남 거창군 가조면 당산마을의 천연기념물 당산리 당송나무가 5년 만에 송이를 피워내며 지역 주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거창군은 약 600년 된 노송인 당산리 당송나무에서 오랜만에 송이가 개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나무는 과거 1∼2년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송이를 피워냈지만, 약 5년 전부터는 꽃을 피우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거창군


5년간의 침묵을 깨고 다시 피어난 송이는 당산마을과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대형 산불 등 각종 자연재해와 어려운 시기를 견뎌낸 후 개화한 만큼 그 의미가 더욱 깊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당산리 당송나무는 199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귀중한 자연유산입니다.


이 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은 이유는 약 600년이라는 오랜 수령과 함께 높은 생물학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이 나무는 단순한 소나무가 아닌 '영송'(靈松)이라 불리는 신령스러운 존재입니다.


마을 수호목 역할을 해온 이 나무에는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경술국치, 광복, 6·25전쟁 등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치기 전에 '웅' 소리를 내어 마을 사람들에게 미리 경고했다는 이야기가 대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인사이트Instagram 'geochang_welcome'


이러한 전설을 바탕으로 당산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대보름마다 영송제(靈松祭)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거창군 관계자는 "당산리 당송나무가 앞으로도 오랜 세월 건강하게 자라 마을의 평안과 안전을 지켜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역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보존하고 주민들과 함께 그 가치를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5년 만에 다시 피어난 송이는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지역 주민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와 함께 마을 공동체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