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진원지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가 지목됐습니다.
그런데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최근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적십자사 회장 표창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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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대한적십자사 회장 표창장 수여식에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에게 표창장이 수여됐고, 대리인이 대신 받았습니다.
적십자사의 공적조서에 따르면, '19만 명 이상의 성도가 헌혈에 참여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체 혈장 공여로 코로나 극복에 기여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2020년 초 신천지는 정부의 방역 수칙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해 코로나19 초기 대유행을 촉발시킨 곳으로 지목받았기 때문입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이만희 총회장이 22일 오후 해외 일정을 마치고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필리핀에서 입국하고 있다. 2024.4.22 / 뉴스1
2020년 2월 24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당시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었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구 신천지 교회와 관련된 사례들이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회장은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 보고해 방역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신천지 교회 자금 5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도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2020년 3월 이 회장은 "여러분들께 엎드려 사죄를 구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사죄했습니다.
2020년 11월 5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출입문에 '별도 통보시까지'로 적힌 폐쇄명령서가 붙어 있다. / 뉴스1
MBC 취재 결과 적십자사에 이만희 총회장을 표창자로 추천한 것은 신천지 자체로 확인됐습니다. 사실상 '셀프 추천'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 회장에 대한 표창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지난 5월 적십자사에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복지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표창을 강행한 대한적십자사 김철수 회장은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로,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후원 회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미화 국회 보건복지위원은 "대한적십자사는 이미지 세탁에 나선 신천지에 놀아났다"며 "적십자사와 김철수 회장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신천지에 대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도 추진했지만, 복지부가 부적합하다고 심사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