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파샤 사건'에 대해 견주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동물권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20일 동물권단체 '케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형욱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케어는 "강형욱 훈련사는 바이크저링이라는 스포츠를 끌고 와서 마치 파샤 사건이 단순한 훈련 중 사고처럼 만만들었다"며 "그러나 동물의 고통을 그리고 명백한 의도적 학대 행위를 훈련이나 스포츠로 치환하며 그저 정도의 문제로 축소하는 그의 언어 기술은 폭력을 합리화하는 수사적 장치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케어는 또한 "파샤 사건은 현재 법적 판단을 앞둔, 재판 중인 중대한 사건이다. 너무나 많은 분이 이를 위해 두 달간 노력하여 얻어낸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 개인적 해석과 자기 과시적으로 사건을 왜곡하는 일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Instagram 'hunter.kang'
논란이 커지자 강형욱은 "제2의 파샤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물단체들도 있다는 거를 알고 있고, 응원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같다. 모든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발언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강형욱의 문제 발언은 지난 18일 유튜브 방송에서 나왔습니다.
강형욱은 방송에서 파샤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파샤는) 러프 콜리인데 보더 콜리만큼 달리기도 빠르고 운동량이 대단히 많이 필요한 견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ouTube '강형욱의 보듬TV'
그는 시청자들에게 "자전거 타고 운동시키는 게 문제였을까, 너무 빨리 달린 게 문제였을까"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파샤 사건은 지난 8월 22일 충남 천안에서 50대 견주 A씨가 반려견 파샤의 목줄을 전기자전거에 매단 채 시속 10~15㎞로 30여분간 달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입니다.
강형욱은 "바이크저링이라고 해서 강아지가 자전거를 앞에서 끄는 스포츠가 있다. 도그 스포츠 같은 거다. 자전거를 이용해 산책·운동을 시키는 건 대회도 있을 정도로 많이 하는 스포츠인데 중요한 건 정도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ouTube '강형욱의 보듬TV'
그는 "(환경, 반려견 나이 등) 조건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자전거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모든 것이 학대라고 보기엔 헬스장에서 러닝 머신 타는 사람들을 보고 다 학대당하는 거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부연했습니다.
강형욱은 "그날은 바이크저링하기 안 좋은 날이었다"며 "파샤 사건은 학대라고 생각한다. 근데 정말 죽이고 싶어서 파샤를 데리고 나왔을까. 글쎄다. 파샤를 죽이려 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처벌은 받아야겠지만"이라고 견주의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또한 "파샤는 살찌기 어려운 견종인데 살이 쪘다는 건 평상시 운동을 하나도 안 한 개였던 것 같다"며 "파샤 같은 개는 그 날씨(폭염)에 공 던지기 20~30번만 해도 죽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러프콜리 / gettyimgesBank
강형욱은 "보통 건강한 개들은 저 정도로 절대 죽지 않는다. 저희 개들이 했다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이라며 "파샤가 워낙 운동을 안 했나 보다. 그리고 그날 매우 더웠나 보다. 파샤 사건은 그냥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