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티켓 예매 시장에서 매크로프로그램을 악용한 대규모 암표 거래 사건이 적발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 선점과 고가 재판매라는 수법으로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 드러나면서, 일반 팬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티켓을 구매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1일 정보통신망법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A씨(42)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A씨는 2023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년 5개월간 체계적으로 불법 티켓 거래를 벌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PC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야구 경기 티켓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 / 대전경찰청 유튜브 캡처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총 5254차례에 걸쳐 매크로프로그램을 사용해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 1만881매를 대량 예매했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티켓을 티켓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정가의 최대 15배까지 받고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씨가 판매한 티켓의 총 가격은 5억7000만원 상당에 달하며, 실제 차익만으로도 3억117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올해 프로야구 개막일인 3월 22일 하루에만 A씨는 128매의 입장권을 1527만원에 판매했으며, 이는 1매당 평균 10만원이 넘는 가격입니다.
더욱 심각한 사례로는 3월 28일 한화이글스 홈개막전에서 정가 4만원인 1루 커플석 티켓을 4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프로야구 인기 상승으로 일반 예매가 어려워지자 더욱 교묘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하루 먼저 예매가 가능한 구단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여 본인과 가족, 지인 명의로 입장권을 대량 확보하는 수법을 동원했습니다. 또한 예매 속도를 높이기 위해 대기번호 없이 좌석 선택창으로 바로 연결되는 '직접 링크'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매크로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한 B씨(26) 등 2명도 함께 검거했습니다.
B씨 등은 인터넷상에서 공연 등 각종 티켓을 자동 예매할 수 있는 매크로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총 1488회에 걸쳐 8600만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야구나 공연 티켓 예매를 위한 매크로프로그램과 직접 링크를 제작·유포하는 행위는 물론 이를 이용한 예매 행위도 모두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프로구단이 운영하는 '선예매 제도'가 매크로를 이용한 예매와 암표 거래에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일반 팬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티켓을 구매하기 어려웠던 근본적인 원인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건전한 스포츠·문화 관람 환경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이러한 불법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