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13일 휴대전화 단말기를 두 차례 교체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정훈(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지 실장의 휴대전화 교체 관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박 의원이 KT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실장은 국정감사 첫날 휴대전화 단말기를 두 차례 교체했으며, 이전에도 교체 시점이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주요 사건들과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박 의원에 따르면, 먼저 김 실장은 지난 13일 오전 10시 36분 2년간 사용하던 아이폰14 프로를 아이폰17로 교체했는데요. 이후 불과 11분 후인 오전 10시 47분 다시 아이폰14 프로로 단말기를 바꾸는 특이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는 여야가 김 실장의 국감 출석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던 시점과 일치합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김 실장의 과거 휴대전화 교체 이력입니다. 2023년 9월 9일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신분으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수원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날, 김 실장은 오후 3시 30분 아이폰13 미니에서 아이폰14 프로로 기기를 교체했습니다.
또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이 사망한 지 일주일 후인 2021년 12월 27일에도 김 실장의 휴대전화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김문기 처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실무자였으며, 2021년 12월 21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김 실장이 KT에 본인 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처음 등록한 것은 2021년 10월 19일로 추정됩니다.
이날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경기도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질의를 받던 시점이었습니다. 또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적부심사가 법원에서 기각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김 실장의 휴대전화 단말기 교체 5차례 중 3차례가 국회 국정감사 기간 중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이번 국감에서는 하루에 두 차례나 교체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박정훈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있을 때마다 김 실장의 휴대전화 교체가 있었다는 건 충분히 의심스러운 대목"이라며 "김 실장은 직접 국감에 출석해 본인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약정이 종료돼 기기를 변경한 게 무슨 죄가 되느냐"며 "이런 사실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에서는 단말기 교체가 배터리 수명이나 정상적인 기기 교체 주기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교체 시점이 매번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들과 겹친다는 점에서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정감사 첫날 짧은 시간 내에 두 차례 단말기를 교체한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