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스캠 범죄에 연루되어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전원 송환되어 체포된 상황에서도, 현지 범죄 조직의 모집책들이 여전히 텔레그램을 통해 한국인들을 모집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났습니다.
홍석준 국민의힘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공개하며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홍 전 의원은 "아직도 국내에는 당국의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버젓이 캄보디아 모집책들이 활동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공개된 대화 내역에 따르면, 홍 전 의원의 지인 A씨는 자신을 "26세이고, 제대하고 나니 할 일이 없다"고 모집책에게 소개했습니다.
모집책은 "문신이 있느냐"고 묻고, A씨가 "없다"고 답하자 구체적인 출국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모집책은 "출국 시 명분만 잘 말하면 문제될 게 없다"며 "문신이 없고 은행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같은 거 안 들고 오시면 그냥 '여행 간다, 친구가 유학하고 있어 만나러 간다' 이런 식으로 둘러대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경찰이 공항 출국장에 경찰관을 배치해 취업 사기나 피싱 범죄 연루 의심자들의 출국을 제지하는 상황에서 이를 우회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입니다.
특히 모집책은 "당연히 고수익이니 불법 일이다"라고 공공연히 밝히며 "고정급 2000달러에 개인 인센티브가 지급돼 평균 7000~8000달러씩 벌어간다. 한국 돈 1000만원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불법인 거 알고 오는 거고, 3개월 바짝 벌어가는 분들 많습니다"라며 범죄 행위임을 인정하면서도 고수익을 미끼로 모집을 시도했습니다.
모집책은 A씨의 우려에 대해 "뉴스에서 보이는 그런거 아니고, 한국인 10명 정도 있는 분위기 좋은 사무실이고, 감금 이런 거 절대 없다"며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A씨가 "실제 근무하다 도망가고 그런 일이 흔하지 않죠? 뉴스에 하도 나와서"라고 의심하자, 모집책은 "경찰 오기 전에 미리 다 연락 주고 들어와서, 오기 하루 전에 미리 피한다. 한국 경찰도 캄보디아 경찰 안 끼고 오면 그냥 동네 아저씨"라며 현지 경찰과의 유착 관계를 시사했습니다.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홍 전 의원은 이번 송환 사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홍 전 의원은 "민주당 4명이 우리 국민 64명을 구출했다고 자랑했다"면서 "알고 보니 이들은 캄보디아 경찰의 단속으로 구금된 피의자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니까 범죄자로 압송할 사람들을 전세기로 모셔온 꼴이다. 구출쇼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홍 전 의원은 "지금 정부가 할 일은 구출쇼가 아니라 캄보디아 당국과 협력하여 웬치에 구금된 한국인 상황을 전면 수색하는 일"이라며 "이와 함께 국내 단속도 시급하다. 경찰은 캄보디아와 연결된 국내 조직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