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맞벌이 부부, 가사노동·경제력 비슷할수록 '출산 의사' 높아"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과 아내가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하고 경제력이 비슷할수록 여성의 출산 의사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19일 육아정책연구소의 학술지 '육아정책연구' 최신호에 수록된 '맞벌이 기혼 여성의 출산 의사 예측 요인 탐색' 논문에 따르면, 부부 간 성평등한 관계가 출산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family-7392843_1280.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안리라 고려대 사회학 박사는 여성가족패널 2012~2022년 자료를 활용해 49세 이하 맞벌이 기혼 여성 3,314건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남편의 가사노동 분담률이 높을수록 여성의 출산 의사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남편의 가사노동 분담률이 약 47% 지점에서 여성의 출산 의사가 가장 높았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아내의 시간당 임금을 부부의 시간당 임금 합산 값으로 나눈 비율'을 아내의 경제적 협상력으로 정의했습니다.


분석 결과, 아내의 경제적 협상력이 30~50% 구간에서 출산 의사에 대한 평균 예측확률이 뚜렷하게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경제적 협상력이 50%를 넘어 남편을 역전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출산 의사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안 박사는 "남편의 가사노동 분담률이나 아내의 경제적 협상력이 평등한 수준일 때 부부 간 합의를 통해 출산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가구 소득과 출산 의사의 관계도 주목할 만합니다. 출산·육아에 필요한 적정 소득 구간까지는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 의사가 커졌지만, 이후부터는 오히려 출산 의사가 하락했습니다. 특히 연 9,000만원~1억원 구간에서 출산 의사가 급격히 낮아지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img_20211203103540_5zt25wwc.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안 박사는 "한국 사회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전히 성평등 관점의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등 정책 설계에서 부부 간 공평한 가사노동 분담을 위한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이나 여성이 가정 내에서 경제적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동시장 구조 개선에 대한 정책적 노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