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범죄단지 탈출해 대사관 간 한국인, 근무시간 아니라는 이유로 '문적박대' 당했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범죄단지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한국인이 14시간의 사투 끝에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도착했지만,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하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감금 피해자 A씨는 지난 4월 범죄단지를 탈출한 후 새벽 6시경 프놈펜에 위치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대사관 직원은 "오전 8시에 문을 연다"며 A씨의 입장을 거절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 A씨는 "대사관 앞까지 왔는데 들어갈 수 없나", "지금 바로 들어갈 수 없나", "안에만 있을 수 없나, 주차장에라도…"라며 절박한 목소리로 호소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Unsplash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Unsplash


그러나 대사관 관계자는 전화를 다른 직원에게 돌렸을 뿐이었습니다.


A씨는 "범죄단지에서 탈출하기 전날 밤부터 계속 '제발 와달라'며 연락했지만, 끝내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결국 그는 대사관 앞에서 인근 상점에 들러 물건을 사거나 현지인에게 말을 걸며 약 2시간을 버틴 끝에 오전 8시가 되어서야 대사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처음 '주식 관련 업무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로 갔다가 감금과 폭행을 당하며 불법적인 일에 동원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3000만 원을 내라는 협박까지 받았으며, 감시를 피해 옷 속에 숨겨둔 휴대전화로 대사관에 구조 문자를 보냈지만 "정확한 위치와 사진을 보내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A씨는 "범죄단지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 제한적인데 어떻게 얼굴 사진을 찍고 단지 내부 사진을 찍어 보내겠나"라며 "외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아드님이 납치된 게 아닌데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며 구체적인 확인 없이 적극적인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A씨는 "총 맞고 죽을 수도 있지만 '차라리 죽겠다'"는 각오로 4월 초 범죄단지 뒷문을 통해 탈출했습니다. 그는 밤새 걸으며 히치하이킹으로 현지인 차를 얻어타며 프놈펜까지 이동했습니다. 


중간에 차량이 지나가면 풀숲에 숨는 등 위험천만한 여정을 이어갔으며, 도중에 혹시 다시 잡혀가더라도 누군가가 구조해주길 바라며 얼굴이 나온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A씨는 어렵게 범죄단지에서 탈출했지만, 대사관의 대응에는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A씨는 "시아누크빌에서부터 계속 걸어와 너무 지쳤다"며 "대사관에 바로 들어가지 못하는 시간 동안 다시 잡혀갈까 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