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식량난 해결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분식 장려 정책이 실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짜장면이 새로운 인기 메뉴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5일(현지시) "평양 창광음식점거리의 한 짜장면 전문점이 손님들로 연일 붐비고 있다"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밀가루 음식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음식점은 1985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방문했던 평양의 대표적인 노포로, 약 40년간 운영되어 온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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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신보는 "이곳의 짜장면은 맛, 향, 색감 모두에서 평양 내 다른 식당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며 "다른 주방장들이 직접 찾아와 조리법을 배우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식 짜장면은 남한의 짜장면과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한국식이 달콤하고 진한 춘장 소스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북한식은 된장을 기본으로 한 구수하고 짭짤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또한 밀가루에 감자·녹말·메밀 등을 혼합해 반죽을 만들어 식감이 더 쫄깃합니다.
식당 책임자 유금순 씨는 "최근 밀가루 요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손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밀가루 정책 추진이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인민들에게 쌀과 밀가루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식생활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양강도 대홍단군 시찰 당시, 감자 농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밀과 보리 재배를 늘려 주민들이 짜장면 같은 밀가루 음식을 즐길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 방향이 1960~70년대 한국이 미국 원조 밀가루를 바탕으로 분식 장려 운동을 펼쳤던 사례와 유사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밀가루 식품 확대 정책에는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2023년 4월과 5월, 쿠즈바스 지역에서 생산된 밀가루 1280t과 1276t을 각각 북한에 공급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밀 장려 정책' 추진 4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전체 식량 생산량은 전년보다 다소 줄었지만 밀·보리 생산량은 28만t으로 6만t 증가했습니다. 이는 재배 면적이 19% 이상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