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한국 청년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하며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하데스 카페'의 접속이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23년 11월 개설된 하데스 카페는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모집 등 이른바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내세워 불법 행위를 중개해온 대표 플랫폼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카페가 알려진 다음날인 15일 오후, 하데스 카페는 공지를 통해 "캄보디아 등 해외 지역 기반의 구인·구직 게시물과 고수익을 미끼로 한 유혹성 글을 전면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같은 날 오후까지도 카페 게시판에는 '모든 금원 세탁 가능', '대포통장 명의자 구함' 등 게시글이 200여 건 이상 올라왔습니다. 대부분은 국내에서 송금·명의 대여 등 보이스피싱 조직의 하부 인력을 모집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작성자는 "하데스에서 제일 정상적인 일"이라며 성매매 여성을 노골적으로 구인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현 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 이하 방통미심위)는 지난 6월 해당 카페에 올라온 '포털사이트 아이디 판매' 일부 게시물에 대해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전체 범죄 구조에 대한 근본 대응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방통미심위에 "캄보디아 구인 광고를 긴급히 삭제하라"고 지시했고, 이튿날에도 "동남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불법 구인 광고를 전면 차단하라"고 재차 명령했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거리(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방통미심위는 관계기관 합동 대응 실무 TF(태스크포스)를 긴급 구성하고 회의를 개최하는 등 뒤늦게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회원들의 활동 기록과 범죄 정황이 담긴 게시글 등이 삭제되면서 수사 단서가 될 수 있는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골든타임을 놓친 대응"이라며 "증거 인멸 시간을 벌어준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찰은 미국 도메인을 사용해 운영된 하데스 카페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불법 행위 알선·중개·가담 여부는 물론, 해외 범죄조직과의 연계성까지 조사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