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훈련 사고로 사지마비 판정 받은 유도 꿈나무
유도 국가대표를 꿈꾸던 한 고등학생이 학교 동계합숙훈련 중 목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사지마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족들은 언론 보도 이후에도 책임자 처벌이나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1월, A씨의 동생인 보성고등학교 유도부 소속 B군은 동기생과의 대련 중 목이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해 사지마비 판정을 받았습니다.
B군은 현재까지도 스스로 일어나거나 걸을 수 없는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A씨는 "사고 당시 감독은 불법 찬조금 비리 문제로 현장에 없었고, 다른 체급인 동기생과 대련 중임에도 20대 코치 2명만이 훈련을 지도하고 있었다"며 "학교는 이번 사고를 교육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책임 규명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런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2008년에도 같은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보성중학교 유도부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한 학생이 대련 중 목이 부러져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고, 대법원은 2018년 해당 사고와 관련해 학교법인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학교 측은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을 배려해야 하고 특히 운동부의 경우, 교사가 위험한 상황에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법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안전 관리 체계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책임 회피와 안전불감증
A씨는 사고 발생 후 학교가 교육청에 사고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실에 "학교에서 보고를 해야 되는데 그 보고를 하지 않으면 교육청에서 이제 확인할 수는 없지 않나"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교육부는 운동부에 대해 연 1회 이상 방문 점검을 실시하도록 지침을 마련했지만, 이 역시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8월 해당 학교 방문 점검 보고서에는 사고 사실이 언급되지 않았고, '규정 준수'라는 의견만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B군은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던 유망주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그는 8개월째 재활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혼자서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제보자 A씨는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유도 국가대표를 꿈꾸며 뛰어난 성적으로 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지금은 또래 친구들과 같은 학교 생활조차 할 수 없고, 오랫동안 꾸었던 꿈마저 한순간에 빼앗긴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저희 가족은 단 한가지 믿음으로 버티고 있다. 다시 동생이 전처럼 걸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하지만 이 일이 단순한 사고로 묻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학교가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왜 이런 비극이 반복 됐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어떤 학생도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사진 제공 = 제보자 A씨
제도 개선의 필요성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은 "교육 당국이 안전불감증으로 손 놓고 있는 사이 심각한 사고를 당하고도 방치된 학생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보고 체계를 포함한 학교 운동부 운영 점검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는 학교 운동부의 안전 관리 체계와 사고 발생 시 보고 체계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학생 선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적 개선과 함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운동부 안전 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