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4일(화)

구독자 이벤트 열었다가 소속사 샌드박스 실수로 '개인정보 유출' 논란 휩싸인 유명 먹방 유튜버

유튜버 이벤트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유명 먹방 유튜버가 진행한 이벤트에서 응모자들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외부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튜버와 소속사의 대응에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5일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 먹방 유튜버 A씨는 구독자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이벤트는 구글 폼을 통해 응모자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입력받아 당첨자들에게 음식을 배달해 주는 방식이었는데요. 구글 폼 설정 오류로 이날 오후 9시부터 11시 15분까지 약 2시간 15분 동안 응모자들의 개인정보가 그대로 유출됐습니다.


특정 버튼을 클릭할 경우 응모자 전체 개인정보 명단이 엑셀 형태로 열람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인사이트A씨 유튜브 캡처


제보자는 당시 노출된 정보는 이름, 전화번호, 주소가 명확히 매칭되어 있어 개인 식별이 가능한 형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태를 인지한 이용자들이 "주소가 보인다", "다른 사람들 개인정보가 보인다", "수정해야 할 것 같다" 등 댓글로 문제를 알렸지만, A씨는 '응답 비공개 수정 완료'라는 짧은 문구만 남겼을 뿐 별도의 공지나 사과는 없었다고 합니다.


뒤늦은 대응과 논란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사고 발생 후 소속사와 유튜버의 대응 방식이었습니다. 소속사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사고 발생 3일 후인 13일에야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에게 상황 설명과 함께 '유출 가능성이 확인된 즉시 구글 폼을 수정했고 비상 대응팀을 가동 중'이라는 내용의 단체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이 문자 메시지에는 '모르는 전화는 받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문자 메시지로 인해 뒤늦게 개인정보가 유출된 상황을 알게 된 피해자들까지 A씨의 개인 채널과 SNS에 비판 댓글을 쏟아냈습니다.


인사이트A씨 유튜브 영상 댓글 캡처


결국 같은 날 A씨는 해당 이벤트 영상의 고정 댓글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사과문에서 A씨는 "제가 받는 이득 전혀 없이 오직 구독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준비한 이벤트가 이렇게 끝나버려 참 속상한 마음이다"라며 "구글 폼에 입력한 내용을 다른 분이 특정 버튼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실수가 생겼고, 확인 후 바로 링크 수정했다. 현재는 링크 삭제 및 이벤트 종료된 상태다. 문자 발송과 자진신고도 완료하였고, 다음에도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계속 모니터링 중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벤트 참여해 주신 분들, 걱정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혼란을 만든 점 사과드린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만큼, 저의 진심을 담아 여러분들이 훨씬 더 좋아하실 이벤트로 곧 다시 준비해 보겠다. 부족하지만 늘 아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나 사과문이 유튜브 커뮤니티나 SNS 공지가 아닌 영상의 댓글 형태로 이루어진 점, 그리고 사과문 말미에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들 수 있는 어그로, 물타기성 댓글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된 점이 추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피해자들은 "정당한 비판까지 차단 대상으로 보는 것 아니냐", "또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반발했고, 일부는 "비판 댓글이 삭제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사이트제보자 A씨


제보자는 A씨의 사과문이 세 차례 수정됐다고 지적했습니다. A씨는 "첫 사과문에서는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나, 두 번째 수정된 사과문에서는 '사죄' 표현이 빠지고 '현재까지 외부 유출이나 무단 사용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과 함께 '상황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댓글 및 여론 형성은 삭제하겠다'라는 문구가 추가됐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삭제되고 차단되자 오픈 카카오톡 방을 만들어 대응책을 논의하기 시작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피해자들은 소속사 샌드박스네트워크에 메일을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보자는 "현재 A씨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관련 댓글이 대부분 삭제된 상태로, 이 사태를 뒤늦게 알게 된 구독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정보주체에게 지체 없이 통지해야 하며,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인플루언서의 이벤트 진행 과정에서 개인정보 관리의 중요성과 사고 발생 시 투명한 소통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의 경우, 개인정보 취급에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와 책임감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