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전역 두 달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육군 병장... '기수 열외' 집단 따돌림 정황

군대 내 '기수 열외' 집단 따돌림의 비극


지난달 전북 진안에서 발생한 육군 병장의 사망 사건이 단순한 사고가 아닌 군대 내 집단 따돌림과 가혹행위의 결과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임실군 소재 육군 부대에서 복무하던 21세 A 병장은 지난달 18일 오전 5시경 부대에서 약 25km 떨어진 진안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군복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사이트JTBC


A병장이 사망 직전 지인들에게 군 생활의 고충을 토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4일 JTV의 보도에 따르면 A 병장의 소속 부대는 경찰로부터 사고 통보를 받기 전까지 그의 탈영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부대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숨진 A 병장이 부대 안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린 정황이 파악됐습니다.


군 수사단의 조사 결과, A 병장은 부대 내에서 이른바 '기수 열외'라는 집단 따돌림을 당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수 열외'는 특정 병사를 집단적으로 소외시키고 괴롭히는 군대 내 악습으로, 이러한 가혹행위가 A 병장의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혹행위의 실태와 수사 진행 상황


군 관계자에 따르면, 선임병들이 A 병장에게 가혹행위를 한 정황이 확인되어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특히 전역자 1명을 포함한 병사 3명이 주동자로 지목되어 군 수사단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A 병장이 이등병 시절부터 지속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군에서 특별 관리하는 '도움·배려 병사'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유족들은 해당 부대의 부사관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군은 향후 수사 범위 등을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군인권센터 김영남 사무국장은 JTV에 "지휘 라인에서 이러한 가혹행위를 어느 정도까지 인지하고 있었는지, 방지 대책이나 구제 대책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A 병장에 대한 괴롭힘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수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부대 지휘관들의 관리 책임과 인지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사건은 탈영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부대 관리의 부실함과 고질적인 군대 내 악습이 결합된 '예견된 비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역을 두 달 앞둔 병장이 자신의 부대를 무단으로 이탈해 25km나 떨어진 곳까지 이동했음에도 부대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군 관리 체계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냅니다.


군 내 가혹행위와 집단 따돌림은 오랫동안 군 문화의 어두운 측면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2014년 윤 일병 사망 사건 이후 군 내 가혹행위 근절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러한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시사합니다.


YouTube 'JTV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