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 앞서 "한국인 석방하라" 외친 BJ... 추격당하며 긴급 탈출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 국내 인터넷 방송 진행자(BJ)가 직접 현지로 날아가 범죄단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는 "한국인을 석방하라"고 외치며 생방송을 진행하다 현지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쫓기는 등 위험한 상황에 놓였고, 이후 연락이 끊겼는데요. 

숲(SOOP)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상황이 이어지던 중 극적으로 소식을 전했습니다. 

방탄조끼 입고 '범죄단지'로 향한 BJ... 현지서 생방송 시위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남성 BJ A씨는 지난 12일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을 통해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의 '원구단지(園區)' 앞에서 생방송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이 단지는 시아누크빌의 '웬치 단지'와 함께 캄보디아 내 3대 범죄단지로 불리며, 중국계 조직들이 불법 감금·사기 행위를 벌이는 거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숲(SOOP)

A씨는 출국 전 "직접 현장을 확인하겠다"며 방탄조끼와 호신용품을 챙겨 11일 밤 캄보디아로 향했습니다. 

이튿날 오전 프놈펜에 도착한 그는 곧바로 범죄단지로 이동해 "좋은 말로 할 때 한국인을 석방하라", "강제 감금된 피해자들을 풀어달라"고 외치며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했습니다. 방송 시청자는 2만 명을 넘기며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단지 내부가 텅 비어 있고, 이미 일부가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고, "담장은 벽돌로 2m, 철책까지 합치면 3m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지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다가와 A씨의 얼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이에 A씨가 항의하자 상대는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숲(SOOP)

조직원 추격에 긴급 탈출... "한국 도착 후에도 미행 시도 있었다"

이후 방송에는 긴박하게 현장을 벗어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외국인 남성이 A씨를 뒤따르며 추격했고, A씨는 급히 장소를 옮겨 방송을 종료했습니다. 

그는 이후 게시판에 "택시 기사가 숙소가 아닌 다른 곳에 내려줬다"며 "얼굴이 노출돼 주시 중이지만 무사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남겼습니다.

숲(SOOP)

하지만 이후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온라인상에는 그의 신변을 걱정하는 글이 쏟아졌습니다. 

A씨는 다음날 "조직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베트남 호찌민공항을 경유해 한국에 도착했다"며 "내 신상이 중국 갱단 사이에 공유됐고, 한국에도 연계 조직이 있다는 첩보가 있다. 미행을 따돌리고 겨우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숲(SOOP)

태국 언론도 주목... 정부, '적색경보' 격상 검토

이번 사건은 태국 현지 언론에서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태국 매체 '더 네이션(The Nation)'은 14일 "서울 정부가 캄보디아 내 납치·감금 범죄 확산에 대응해 프놈펜 주재 태국 정부에 특별여행주의보를 요청했다"며 A씨 사건을 함께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동남아 지역 내에서 외교적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대학생 박모 씨(22)가 캄보디아에서 납치·고문 끝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유사한 피해 신고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으며, 경찰에 접수된 캄보디아 관련 실종·감금 의심 신고는 지난해 1월 이후 총 143건에 달합니다. 이 중 91건은 소재가 확인됐으나, 52건은 여전히 수사 중입니다.

사진=캄보디아 경찰청

정부는 프놈펜을 포함한 11개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출국 자제를 권고하는 '적색경보' 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확산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