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의 실상... 숨진 대학생 박씨, 전기고문·폭행에 시달려
캄보디아 이른바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감금·폭행을 당한 사건의 참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함께 갇혀 있다가 탈출한 또 다른 피해자는 "주범은 조선족 리광호였으며, 총까지 소지하고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박씨가 당한 고문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말했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 gettyimagesBank
"전기로 지지고, 마약까지 강요"... 지옥 같던 '웬치 단지'
피해 대학생 박모 씨는 지난 7월 캄보디아 북부 '웬치'라 불리는 범죄단지에 감금돼 폭행과 고문을 당했습니다.
조직원들은 "한국에서 돈을 빼돌렸다"고 몰아세우며 박씨를 반복적으로 폭행했고, 마약까지 억지로 투약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끔찍한 상황을 촬영한 사람은 박씨와 함께 갇혀 있던 또 다른 한국인 피해자 A씨였습니다.
A씨는 "전기로 몸을 지지거나 기다란 막대로 때리는 등,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문이 이어졌다"고 증언했습니다.
사진=캄보디아 경찰청
"리광호, 총 소지한 채 지휘"... 박씨, 만신창이 된 채 팔려가
A씨는 "박씨의 팔, 무릎, 정강이, 얼굴, 허리 등 안 맞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며 "몸 전체가 검게 멍들어 있었다.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범이 조선족 리광호이며, 당시 총기를 들고 조직원들을 지휘했다고 밝혔습니다. "리광호와 함께 있던 조선족 일당은 인간이라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도 했습니다.
극적인 탈출 뒤에도 비극은 계속... "진범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조직원들은 A씨를 공범으로 의심하며 방 안에 가둬 감시했습니다. 그러나 외부인이 드나들며 현장이 어수선해진 틈을 타, A씨는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사진=캄보디아 경찰청
하지만 이미 심한 고문을 당한 박씨는 이후 '보코산' 인근의 다른 조직에 팔려갔고, 8월 8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는 "중국인 세 명이 체포됐다고 하지만, 그들은 시신을 옮기던 조직원일 뿐 진범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찰이 지난 8월 리광호의 은신처를 급습했으나 이미 세 시간 전에 도주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현재 리광호의 행방을 추적 중이며, 캄보디아 내에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감금·인신매매 사건이 잇따르자 국제 공조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