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4일(화)

사이버 렉카 피해 쯔양, 국회서 "2차 보복 두려워 아무것도 못했다"

사이버 렉카 피해 증언을 위해 국정감사장에 선 쯔양


구독자 1,250만 명을 보유한 대형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사이버 렉카 피해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요청으로 참석한 쯔양은 변호인과 함께 자리에 나와 자신이 겪은 피해를 바탕으로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에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쯔양은 온라인에서 자극적인 이슈를 퍼뜨려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들, 이른바 '사이버 렉카'로부터 협박 및 금품 갈취 피해를 당한 경험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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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년간 사이버 렉카들에게 협박과 금품 요구를 받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두렵고 막막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유튜브 플랫폼의 느린 대응 속도 문제 제기


쯔양은 악의적이고 허위 사실을 담은 영상에 대한 유튜브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강력히 지적했습니다.


그는 "영상의 확산 속도는 굉장히 빨라 하루 만에 수십만 명이 보지만, 영상이 삭제되기까지는 짧게는 일주일이 걸리고 아예 삭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플랫폼의 대응 속도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특히 삭제가 되더라도 이미 퍼진 오해를 풀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허위 정보의 확산 속도와 삭제 조치 간의 시간 격차가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뻑가 / YouTube '뻑가 PPKKa'뻑가 / YouTube '뻑가 PPKKa'


쯔양은 피해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가해자들로 인해 허위사실까지 퍼지면서 큰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고액 소송비용과 2차 가해 두려움이 가장 큰 장벽


쯔양은 사이버 렉카와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소요된 막대한 비용 문제도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제기했습니다. 그는 "나는 방송 수입이 있지만 일반 시민, 직장인, 학생들은 소송 비용을 마련하기 어렵고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할 수도 있다"며 금전적 부담이 피해자들에게 큰 걸림돌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2차 가해와 사회적 시선, 그리고 가해자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습니다.


쯔양은 "2차 보복이 두려웠다"며 이 같은 두려움 때문에 한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맞서 싸우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쯔양의 법률대리인 김태연 변호사는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높지만, 실제 실형 선고 비율은 낮아 콘텐츠 제작자들 사이에서는 벌금형이 일반적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명예훼손 사건은 1만 4,000건이 넘었지만, 기소율은 21.7%에 불과했고, 기소된 사건의 85%는 벌금 500만원 이하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광고 수익, 슈퍼챗 수익 등이 500만 원보다 훨씬 큰 경우가 많다"며 실효성 있는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악플 작성 전 상대방 마음 한 번만 생각해달라는 간절한 당부


쯔양은 "인터넷에서 악플을 받는 경험에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며 "인터넷에 글을 남길 때는 그 상대방도 감정이 있고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한 번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당부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유럽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참고한 '사이버 렉카 방지법'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에는 온라인 사업자가 문제 이용자에게 경고해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계정을 박탈하거나 수익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은 쯔양의 용기에 감사를 표하며, "오늘 내주신 용기에 부응해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관련 입법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