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캄보디아 '납치 공포' 확산... "베트남·태국도 불안해 못 가겠어요"

캄보디아 납치 사건... 동남아 여행 불안감 확산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들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동남아시아 여행을 계획했던 많은 사람들이 여행지를 변경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외교부 통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이었으나, 2024년에는 220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올해는 8월 기준으로 330건을 넘어섰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수익 취업·투자 미끼로 유인되는 피해자들


피해자 대부분은 '고수익 해외 취업'이나 '투자 리딩방' 등을 미끼로 현지에 유인된 뒤 범죄조직에 감금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경북 예천 출신 20대 대학생이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사망 원인을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21일에는 수도 프놈펜 시내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납치돼 고문당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경북 상주에 거주하던 30대 남성 역시 지난 8월 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끊겼다가 닷새 뒤 텔레그램 영상통화로 가족에게 "2000만원을 보내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 번지는 불안감


현재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는 불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불안감은 캄보디아를 넘어 베트남, 태국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1월에 베트남 한 달 살기를 예약해 놨는데, 요즘 동남아를 중심으로 납치·살인 사건 같은 이슈가 많이 일어나 제주도로 바꿨다"는 글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불안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이와 2월에 푸꾸옥 여행을 예약해놨는데, 공항이나 카페에서도 납치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전부 취소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는 글에는 수십 개의 공감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는 "베트남 여행 중 납치돼 캄보디아로 팔려 갔다"는 피해자 가족의 주장이 담긴 게시물이 돌아다니면서 "이제는 동남아 전체가 위험하다", "여행 자체를 당분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공포 과잉' 경계하는 목소리도


하지만 같은 커뮤니티 안에서도 과도한 불안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래도 푸꾸옥은 관광지이니 너무 늦게만 안 다니면 괜찮다", "소매치기 같은 잡범은 있어도 공안 통치 국가라 큰 사건은 드물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납치된 사람들은 대부분 리딩방이나 취업 미끼에 속은 경우더라. 일반 여행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