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캄보디아서 월 4500만원"... 납치 난리에도 등장한 '텔레마케터 구인글'

캄보디아 고수익 아르바이트의 달콤한 유혹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와 고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한 구인 글들이 청년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2시경 한 동호회 커뮤니티의 구인 게시판에는 "최고의 고수익 일자리"라는 제목으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일할 텔레마케팅 직원을 모집하는 글이 게시됐습니다. 작성자는 평균 월급이 1천500만원에서 3천만원에 달하며, 지난달 한 직원은 월급 4천5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벌 수 있을 때 빠르게 벌고 내 인생을 되찾아야 한다"는 문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최근 한국인 대상 범죄 증가로 인한 불안감을 의식한 듯, 해당 작성자는 "감금·폭행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은 없다"며 "안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회사 운영진들은 오직 같이 일해서 서로 돈 많이 벌자는 윈윈 마인드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하루 20여 건, 끊이지 않는 해외 구인 글


문제는 이런 구인 글이 단발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해당 사이트에는 고수익 일자리를 내세우며 해외에서 일할 텔레마케터를 찾는다는 구인 글이 이날 하루에만 20여 건이나 게시됐습니다.


이러한 글에 현혹돼 캄보디아로 향했다가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 범죄에 연루되면서 감금과 고문을 당했다는 것이 잇따르는 피해자들의 증언입니다. 달콤한 고수익의 약속 뒤에는 범죄 조직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던 겁니다.


참여자가 7천800여 명에 달하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는 전날 "일자리를 구한다"는 메시지에 "통장 3개와 모바일 OTP 생성하고 캄보디아 올 수 있느냐. 월 500만원 맞춰드린다"는 답장이 달렸습니다. 이는 대포통장 모집책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내용입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플랫폼별 대응 현황과 한계


당근마켓에서도 건당 40만원 지급을 약속하며 "캄보디아에 서류 가져다주실 분 찾는다. 비행기 표는 저희가 왕복으로 발급해드린다"는 구인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공유되며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다만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입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문제의 구인 글은 지난 5월 게시되어 확인 후 12분 만에 삭제됐"며 "현재는 해외 취업 구인 글은 전면 금지해 자동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 경고와 정부 대응 방안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불경기에 지친 청년들에게 전문 범죄꾼들이 던지는 터무니없는 미끼에 절대 혹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도 외교적 대응과 엄정 수사와 더불어 수상한 구인 글들을 신속하게 삭제·차단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은 사이버수사대 등을 통해 의심스러운 글들을 차단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