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0-5 완패, 김민재의 한 순간 실수가 흐름 바꿨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침묵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10일 개최된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세계 최강 브라질에 0대5로 완패했습니다. 전반에 두 골, 후반에 세 골을 내주며 한국 대표팀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동안 북중미 원정에서 미국을 2대0으로 이기고 멕시코와 2대2로 비기며 상승세를 탔던 홍명보호였지만, 남미 챔피언을 상대로는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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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의 분수령이 된 장면에는 대표팀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가 있었습니다. 김민재는 전반전까지만 해도 수비 라인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팀의 중심축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전반 23분에는 빠른 발로 비니시우스의 역습을 절묘한 태클로 차단해 관중석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를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지만, 그만큼 적극적인 수비로 팀을 지켰습니다.
한 순간의 방심이 가져온 치명적 결과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후반 2분, 김민재의 순간적인 판단 실수가 경기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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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수비수 김주성(히로시마)의 백패스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은 후, 압박하던 브라질 공격수 이스테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다시 김주성에게 볼을 되돌리려 했습니다.
그 짧은 순간, 이스테방이 재빠르게 볼을 가로챘고, 골문 앞으로 달려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이 실점을 계기로 브라질은 완전히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했습니다.
네이마르와 비니시우스를 중심으로 강력한 공세를 퍼부으며 한국 수비진을 무너뜨렸습니다. 김민재는 평소처럼 강한 집중력과 리더십을 보여주려 했지만, 실점 이후 흔들린 팀 조직을 끝내 추스르지 못했습니다.
경기 종료 후 김민재의 표정은 굳어 있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강팀 상대로 모든 선수들이 경험을 했다. 실수를 해서 골을 먹었고, 실력 차이로 골을 먹은 것도 있었다. 이번 경기는 잊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 속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민재 / 뉴스1
김민재는 후반에 팀이 급격히 무너진 이유에 대해 "전반에는 브라질이 압박을 강하게 하지 않았는데, 후반부터는 압박 강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우리보다 강팀이다 보니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던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실험적으로 가동된 스리백 전술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 강팀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아직 완전히 익숙하지 않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홍명보 감독 "실수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 없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김민재의 실수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홍명보 감독은 단호하면서도 냉정한 태도로 응답했습니다.
홍명보 감독 / 뉴스1
홍 감독은 "선수의 실수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김민재가 다음 경기에서는 실수를 안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 경험을 통해 팀 전체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깨닫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홍 감독은 개인적인 실수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오늘은 축구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실점 장면이 나왔다. 개인 실수도 있었고, 상대가 잘해서 만든 패싱플레이도 있었으며, 카운터어택으로 허용한 실점도 있었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고쳐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4일 파라과이와 다시 맞붙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