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총기 사망' 병사, 도박빚 수천만원... "군 내 사이버 도박 중독 심각 수준"

동료 병사 7명에게 2,400만 원 빚... 도박이 부른 비극


군대 내에서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된 이후, 사이버 도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부대에서는 수천만 원의 도박 빚에 시달리던 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한 군부대에서 복무 중이던 병장 A씨가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군 당국 조사 결과 A씨는 사망 전 동료 병사 7명으로부터 총 2,400만 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유족들은 면담 과정에서 "A씨가 과거에도 도박 빚으로 가출하거나 정신적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관계자는 "도박이 사건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이버 도박 징계 300건 넘어... "휴대전화 전면 허용 이후 급증"


군 내 사이버 도박은 이미 구조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군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육·해·공군 전체에서 병사들의 사이버 도박 관련 징계 건수는 300건을 넘었습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도 급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2022년 7월 국방부가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허용한 뒤, 스마트폰을 통한 불법 도박 접근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됐다고 지적합니다.


자유 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제재할 수 있는 장치나 규정이 미약하다는 점과 병영 내 도박 예방 시스템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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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교육으론 한계... 접속 차단·치료 연계 필요"


현재 군은 도박 적발 시 군기교육, 휴가 단축 등 경미한 징계에 그치고 있습니다. 예방책 역시 도박 예방 교육이나 디지털 윤리 교육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김병기 국회 운영위원장은 "형식적인 교육만으로는 문제를 절대 막을 수 없다"며 "불법 사이트 접속 자체를 원천 차단하고, 중독 치료와 연계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청년층 도박 중독 심각... 군인도 예외 아냐"


전문가들은 군 내 도박 중독이 단순한 병영 문제를 넘어 청년층 전반의 심리·사회적 위기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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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박 중독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500여 명에 달했으며, 이 중 60%가 20~30대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군 복무 중 청년층이 도박에 빠지는 구조를 방치할 경우, 사회 복귀 후에도 중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군 차원의 조기 개입과 심리상담, 실질적인 중독 관리 프로그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