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고령 산모 시대' 미숙아 ·선천성 이상아 급증... 신생아 중환자실은 줄어

출산 연령 상승으로 미숙아·선천성 이상아 급증세


우리나라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미숙아와 선천성 이상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이들을 치료할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급격히 줄어들어 '출산 위험 사회'로의 전환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미숙아 및 선천성 이상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출생아 중 선천성 이상아 비율이 2019년 27.6%에서 2023년 32.1%로 4.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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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변형·염색체 이상 등을 포함한 선천성 이상아가 전체 신생아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증가한 것입니다.


미숙아와 저체중아 비율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숙아 비율은 2019년 8.1%에서 2024년 10.2%로, 저체중아 비율은 6.6%에서 7.8%로 각각 올랐습니다.


고령 산모와 다태아 출산 증가가 주요 원인


보건복지부는 미숙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평균 출산 연령 상승, 35세 이상 고령 산모 확대, 다태아 증가를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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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평균 출산 연령은 33.7세로 2019년 33.0세보다 0.7세 높아졌으며, 고령 산모 비율은 33.4%에서 35.9%로 2.5%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다태아 출산 비중도 4.6%에서 5.7%로 늘어났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의 다태아 출생 추이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23년 다태아를 출산한 부부의 평균 출산 연령은 남성 5.0세, 여성 5.7세 상승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단태아 부부의 상승폭인 남성 4.5세, 여성 5.1세보다 더 큰 수치입니다.


다태아 임신의 경우 단태아보다 평균 3주 짧은 임신 주수를 보였으며, 37주 미만 조산율은 10배에 달했습니다. 보고서는 고령 임신과 보조생식술 확산으로 다태아 출산이 늘면서 조산과 미숙아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의료진 부족으로 치료 현장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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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는 신체 장기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 호흡기 등 합병증 위험이 큰 상황입니다.


출생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미숙아와 선천성 이상아 비중이 늘어나면서 신생아중환자실(NICU) 입원 건수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2023년을 제외하고 매년 46만 건을 넘어서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 현장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생아 중환자실을 갖춘 의료기관은 2020년 92곳에서 올해 89곳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해당 기관에서 근무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같은 기간 534명에서 367명으로 31.3% 감소했습니다. 전공의 충원율도 2020년 71%에서 올해 13.6%로 급락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서미화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출산율 국가에서 신생아를 돌볼 의료 인력과 시설이 줄어드는 것은 또 다른 국가적 위기"라며 "미숙아와 선천성 이상아 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처우 개선과 수련 보상 확대 등 실질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