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식량난 속 북한 주민들의 생존 사냥
영국과 노르웨이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 결과,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 부족 상황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을 포획해 식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9일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북한 내부에서 직접적인 조사가 불가능한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탈북자 42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조사를 통해 북한 전 지역에서 야생동물에 대한 무차별적인 포획과 불법 거래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소속 조슈아 엘브스-파월 연구원은 "북한에서는 고슴도치보다 큰 거의 모든 포유류가 식량이나 거래 목적으로 잡히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심지어 보호종으로 지정된 동물들까지 포획돼 일부는 중국으로 밀수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멸종위기종까지 사냥 대상이 된 북한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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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사냥하는 동물 목록에는 멸종 위기종인 아무르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와 아무르표범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함께 아시아흑곰, 사슴, 긴꼬리고랄 등의 희귀종들도 포획 대상이 되고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연구진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극심한 기근을 경험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직접 사냥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시 형성된 이러한 관행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그 시절 구축된 야생동물 거래망 역시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포획된 야생동물들 중 일부는 중국으로 밀반출되어 불법 약재나 식재료로 판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불법 거래는 북한의 식량난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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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붕괴 위험성 경고하는 국제 학계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었으며 연구진은 북한 내 야생동물 남획이 심각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구팀은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사냥과 거래가 계속된다면 북한의 주요 종이 사라지고,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멸종위기종들의 무분별한 포획이 계속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생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