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긴급상황서 20초 지연"... 아이폰, 삼성 갤럭시보다 10배 느린 '위치 전송' 논란

아이폰, 긴급 위치 전송에 평균 20초... 안드로이드보다 10배 이상 느려


아이폰이 긴급 상황에서 구조기관에 위치 정보를 전달하는 데 평균 20초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 안드로이드폰보다 현저히 느리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생명 구조 골든타임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경찰·소방 등 제3자의 구조 요청이 있더라도 긴급 통화 종료 후 5분 동안만 제한적으로 위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실시간 제공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단말기처럼 기지국·GPS·와이파이 신호를 각각 별도로 전달하지 않고, 세 가지 신호를 결합한 자체 복합 측위 방식인 'HELO(하이브리드 이머전시 로케이션)' 기술을 통해서만 위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올해 실시된 긴급구조 위치정보 품질 사전시험 결과, 아이폰의 응답 시간은 평균 20초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이통 3사의 안드로이드폰 평균 응답시간인 기지국 1.3초, GPS 1.7초, 와이파이 2.4초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느린 수준입니다.


애플 측은 "정밀한 위치 측정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종합·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해 20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동 중일 땐 구조 지연 가능성 커"... 실제 사건서도 문제 드러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phonearena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phonearena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정지 상태일 경우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동 중이거나 위급한 상황일 때는 구조의 시급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찰·소방 등 초동 대응기관의 위치 파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관악구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당시에도 유사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지 못해 실제 도착까지 20분이 걸렸습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졌습니다.


애플은 제3자에 대한 긴급구조 요청 시 위치정보 제공이 '글로벌 정책'과 '개인정보 보호 원칙', '단말기 보안성' 등의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장겸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긴급구조기관에 위치정보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특히 본인이 직접 구조 요청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제3자 구조요청 시 위치정보 제공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원은 또 "단말기 제조사들이 기술적 한계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실효성 있는 긴급구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