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자살 후 발견된 유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OO'였다

자살 유서 분석 결과, 가족 관련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


자살 사망자들이 남긴 유서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는 '엄마', '아빠'와 같은 가족 관련 명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공개한 '유서분석을 통한 살해 후 자살의 특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 유서에서 부모를 지칭하는 표현이 가장 높은 빈도로 확인됐습니다.


이 연구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전체 자살 사망 10만2천538건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뇌인지과학과 연구팀과 함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유서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살해 후 자살' 사망자 유서 215건 중 209건과 일반 자살 사망자 유서 3만7천735건 중 418건을 추출하여 비교 분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분석 결과, 살해 후 자살 사망자와 일반 자살 사망자 모두 '엄마, 어머니, 어머님'과 '아빠, 아버지'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했습니다. 이는 자살 전 마지막 순간에도 가족, 특히 부모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았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살해 후 자살과 일반 자살의 감정 표현 차이


살해 후 자살 사망자와 일반 자살 사망자의 유서에서 나타난 감정 표현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이 28개의 감정 카테고리 모델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살해 후 자살 사망자의 유서에서는 '분노', '흥분', '중립'과 같은 감정이 두드러졌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반면 일반 자살 사망자의 유서에서는 '배려', '사랑', '슬픔'과 같은 감정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살해 후 자살 사망자의 유서에서 '돈'이라는 단어가 세 번째로 높은 빈도(1.7%)로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일반 자살 사망자 유서에서의 '돈' 언급 빈도(1.2%)보다 높은 수치로, 경제적 문제가 살해 후 자살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일반 자살 사망자의 유서에서는 '엄마', '아빠' 다음으로 '사람'(1.7%), '아들'(1.6%), '말'(1.6%), '가족'(1.2%)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이는 자살을 선택하기 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많았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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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후 자살의 주요 원인과 예방 대책


보고서는 살해 후 자살의 원인이 피해자와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피해자가 자녀인 경우, 주로 30~40대 부모가 경제적 부담이나 자녀의 건강 문제를 주된 이유로 들었습니다.


반면 부모를 대상으로 한 경우에는 50대 이상에서 돌봄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비극적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위한 사회보장의 확대, 가족 내 갈등 조정을 위한 사회서비스 확대, 심리 상담의 접근성 확대 등 다각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