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혈세 낭비' 욕먹던 함평 황금박쥐상, 20년 만에 몸값 100배 오른 이유

금값 상승으로 함평 황금박쥐상 가치 급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금값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면서, 전남 함평의 황금박쥐상 가치가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일 함평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금 1g 가격은 19만 4850원, 은은 2088원에 거래되면서 황금박쥐상의 가치는 무려 321억 5900만 원으로 추산됩니다.


인사이트전남 함평군 제공


2008년 제작 당시 투입된 비용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당시 순금 162kg에 27억 원, 은 281kg에 1억 3000만 원 등 총 재료비 28억 3000만 원이 소요됐는데, 17년 만에 그 가치가 11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황금박쥐상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황금박쥐 162마리가 1999년 함평에서 발견된 것을 기념해 2005년 제작에 착수하여 2008년에 완성됐습니다.


제작 당시에는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쏟아졌으나, 현재는 테슬라, 엔비디아, 비트코인보다 더 성공적인 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보안 강화된 새 전시공간에서 관람객 맞이


황금박쥐상은 지난 16년간 황금박쥐생태전시관 지하에서 제한된 기간에만 공개됐으나, 지난해 4월 함평나비대축제에 맞춰 함평추억공작소 1층 특별전시관으로 이전하여 365일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당시 150억 원 가치였던 황금박쥐상을 새 장소로 옮기는 데만 5억 원이 소요됐습니다.


인사이트뉴스1


보안을 위해 망치로 쳐도 깨지지 않는 3cm 두께의 방탄 강화유리 원통형 전시관 내에 보관되며, 적외선 감지장치와 동작감지기, 열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보안업체와 연계한 무인경비시스템을 구축해 24시간 감시하고, 연간 2100만 원의 보험을 통해 파손이나 분실 시 전액 보전이 가능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올해 함평 나비축제를 찾은 방문객은 22만 4098명이었는데, 이 중 황금박쥐전시관을 방문한 사람은 16만 3377명에 달해 축제의 '필수코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9년에는 황금박쥐상을 노린 절도 시도가 있었으나 미수에 그치기도 했습니다.


황금박쥐 캐릭터 '황박이'의 인기


함평군은 황금박쥐상의 전국적 인기에 힘입어 캐릭터 '황박이'를 개발했습니다. '황박이'는 올해 함평 나비축제에서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사이트전남 함평군 제공


함평군은 황박이를 지역 대표 스타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함평군 관계자는 "올해 황박이를 활용한 아크릴 키링과 인형키링, 쿠션, 리유저블 백, 양말, 컵 등 캐릭터상품을 판매해 왔는데 내년 신규제작 예산이 확보되면 마그넷과 네임택, 에코백, 담요 등으로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황박이를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굿즈를 제작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황금박쥐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제작 경위를 묻는 질문이 관련 부서에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금값이 비쌀 때 팔아서 군 예산으로 편입시켜 행정에 도움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수익 실현'을 강조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