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출판문화협회, 박유하 교수 특별공로상 수여 결정 번복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지난 1일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에게 수여하기로 했던 특별공로상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박 교수는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으로 규정하고 일본군의 강제 연행이 없었다고 주장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입니다.
뉴스1
출협은 이날 오후 4시 긴급 상무이사회의를 소집해 박 교수와 <제국의 위안부> 발행인인 정종주 '뿌리와이파리' 대표에게 수여하기로 했던 특별공로상 취소를 최종 결정했습니다.
앞서 출협은 지난달 29일 오는 1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제39회 책의 날 기념식 및 출판문화발전 유공자 포상 시상식에서 두 사람에게 특별시상을 한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11년간 법정 투쟁 끝에 무죄 확정된 박유하 교수
박 교수는 2013년 첫 출간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이자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로 규정했습니다. 또한 일본군 지휘 아래의 강제연행은 없었다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검찰은 2015년 12월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박 교수를 기소했습니다.
뉴스1
2017년 형사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일부 표현을 허위사실로 판단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3년 10월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만한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서울고법이 지난해 무죄를 선고하고 검찰이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무죄는 최종 확정됐습니다.
지난 7월에는 책의 일부 내용을 삭제해야 출판·배포할 수 있도록 했던 기존 가처분 결정도 취소됐습니다.
학문의 자유 vs 역사 왜곡 논란
출협 측은 박 교수가 "출판, 판매금지 소송 등에 휘말려 1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열한 법적 투쟁을 벌였고, 2025년 마침내 학문의 자유와 언론 출판의 자유를 지켜내는 데 헌신했다"는 내용의 추천서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스1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것이 출협의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흔쾌히 사과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을 두둔하고 전시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왜곡한 박 교수와 출판사에게 공로상을 주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사회적 비판이 훨씬 더 컸습니다. 법적 쟁송 대상이 되고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형식논리에 기초해서 상을 받기에는 박 교수 책이 지닌 해악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정의기억연대 강력 반발, 출협 사과문 발표
정의기억연대는 지난달 30일 성명문에서 "기가 막히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정의연은 "법리적 해석으로 현실의 법정에서 최종 무죄를 받았다고 해도 있는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자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것까지 무죄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뉴스1
정의연은 이어 "피해자에 대한 역사 부정 세력의 명예훼손과 모욕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는 이때 피해자들이 직접 고소해 재판까지 진행한 책의 저자를 버젓이 수상자로 정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출협은 결국 "일제 식민지배를 겪은 우리 국민들의 고통스런 역사와 위안부 할머니들, 또 그의 아픔에 동감하여 활동하고 성원해 온 많은 분들의 아픔과 분노를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습니다.
출협은 "국민들과 위안부 할머님 당사자들은 물론 함께 염려하고 활동해 온 많은 분들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