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4세 고시 열풍에 이런 일까지... 영유아 ADHD 치료제 처방 급증, 비급여 70%

영유아 ADHD 치료제 처방 급증, 3년간 3만8천정 넘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만 5세 미만 영유아에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매년 1만 정 이상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0~4세 영유아에게 처방된 ADHD 치료제(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는 총 3만8456정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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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처방량을 살펴보면 2022년 1만3844정(415건), 2023년 1만1729정(345건), 2024년 1만2883정(276건)으로 매년 1만2000정 안팎이 꾸준히 처방되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이 중 상당수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처방이라는 사실입니다. 같은 기간 0~4세 영유아 대상 처방 중 2022년 323건, 2023년 249건, 2024년 228건이 비급여로 이뤄져 전체의 70~80%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ADHD로 정식 진단을 받지 않은 아동에게도 약물이 처방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5~9세 아동 ADHD 처방량 55% 급증


5~9세 아동에 대한 처방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해당 연령대의 연간 처방 건수는 2022년 25만4871건에서 2024년 35만4342건으로 39% 늘었습니다.


처방된 약물의 양도 843만여 정에서 1310만여 정으로 55% 급증했습니다.


3년간 누적 처방량은 3271만 정에 달하며, 이 중 약 20%는 비급여로 이뤄졌습니다.


사교육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입시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일부 영어학원에서는 7세 반 교재로 미국 초등학교 3∼4학년 교과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영어유치원 급증, 일반유치원은 감소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전국 영어유치원은 615곳이었으나 2023년 842곳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일반 유치원은 8837곳에서 8441곳으로 줄었습니다.


어린이집을 졸업하는 3~4세부터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보내기 때문에 영어 사교육 나이대가 더 내려가고 있습니다.


맘카페 등에서는 미국 초등학교 학년별 문제집인 '스펙트럼 테스트 프랙티스'를 대치동 '빅3' 영어학원 레벨테스트 대비용으로 추천하기도 합니다.


외국 학자들도 경악한 한국의 영유아 사교육


성장기 아이들에게 학교 밖 교육을 강요하며 '사교육 공화국'이라는 오명까지 쓴 한국 영유아 사교육 시장은 외국 학자도 혀를 내두르게 했습니다.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E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2022년 기준 합계 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얘기를 들은 후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머리를 부여잡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가 된 데에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한국 영유아 사교육 광풍도 악순환을 부추긴다고 봤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학문적 경쟁이 6세 미만의 절반을 입시 학원으로 몰아넣고 있다"라며 '4세 고시'·'7세 고시'라는 말까지 등장한 한국의 영유아 사교육 시장 실태를 조명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