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지뢰 폭발로 왼쪽 다리 잃은 예비역 장교, 443대1 경쟁률 뚫고 '국민조종사' 되어 하늘 난다

장애 극복한 예비역 장교, '국민조종사'로 선발돼 하늘을 날다


군 작전 중 지뢰 폭발로 왼발을 잃었지만 굳은 의지로 장애를 극복한 예비역 장교가 30일 '국민조종사'로 선발되었습니다.


이번 선발의 주인공은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상담센터 운영실장으로 근무 중인 이주은(남·32) 씨입니다.


공군은 이날 이 씨를 포함한 4명을 '제10기 국민조종사'로 최종 선발했습니다. 이들은 내달 18일 서울공항에서 개최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공군 조종사들과 함께 국산 항공기인 FA-50 경공격기와 T-50 고등훈련기 후방석에 탑승하게 됩니다.


이번 국민조종사 선발에는 지난 7월부터 모집을 시작해 총 1774명이 지원, 44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인사이트(왼) 이주은, (오) 최지수 / 공군 제공


이주은 씨는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던 중 작전 수행 과정에서 불의의 지뢰 폭발 사고로 왼발을 잃는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쳐 대위로 전역한 후, 현재는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상담센터에서 본인과 같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부상군인들을 위한 보상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상이군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널리 알리고자 국민조종사에 지원했고, 이제 빨간 마후라를 목에 걸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국민조종사들, 하늘을 향한 꿈을 이루다


이번 국민조종사로는 전세사기 피해를 극복하고 조종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최지수 씨(남·34)도 함께 선발되었습니다.


인사이트(왼) 한승범, (오) 박해진 / 공군 제공


최 씨는 갑작스러운 전세사기를 당했지만 조종사가 되기 위해 원양상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에서 7개월간 일하며 학비를 모아 비행훈련원에 입학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세 지옥'이라는 책을 출간해 다른 피해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36년간 패션업계에서 활동해온 K-패션 베테랑 한승범(남·62) (주)에프엔에프 임원도 국민조종사로 선발되었습니다.


한 씨는 생전에 아들이 전투기에 탑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아버지 한창선 예비역 공군 소장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국민조종사에 지원했습니다.


여자 크리켓 국가대표로 9년간 활약한 박해진(여·27) 씨도 국민조종사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박 씨는 인천국제공항 보안팀 입사를 앞둔 예비 직장인이기도 합니다.


인사이트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동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 공군 제공


이들 국민조종사는 내달 18일 ADEX 2025가 열리는 서울공항을 출발해 서해대교부터 동쪽으로 한반도를 가로질러 독립기념관과 태백산맥을 지나 동해안 정동진까지 비행하게 됩니다.


임무공역에서 전투조종사들의 공중 전투 및 전술임무 기동을 체험한 후 서울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입니다. 착륙 후에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으로부터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받게 됩니다.


공군은 국민들의 이해를 돕고 국산 항공기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2007년부터 격년으로 국민조종사를 선발해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