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5일(수)

"나는 정말 살고 싶었다"... 특수청소부 울린 '고독사' 20대의 한 맺힌 메모

특수청소 종사자의 마음 속 이야기


고독사나 자살 현장을 정리하는 특수청소 업무를 하는 30대 남성이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이 사연자는 일과 감정을 분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진솔하게 이야기했습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사연자는 "일반적인 청소를 하다가 특수 청소를 하게 됐다"며 "감정을 내려놓고 청소하고 싶은데 공과 사 구분이 어렵다"고 고민을 나눴습니다.


특수 청소는 고독사, 자살, 화재 등 정신적·위생적 위험이 존재하는 특정 공간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그는 특수청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자살, 고독사에 관한 기사를 보게 됐다. 나라에서 사후 처리를 해주는 줄 알았는데 민간 업체더라.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가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독사 현장은 주로 가족이나 이웃 등 주변인들에 의해 발견되며, 범죄 혐의가 없을 경우 장례 절차가 진행되고 유족의 의뢰를 받아 현장 청소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삶과 죽음의 흔적


Image_fx (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사연자는 연평균 150~200건 정도의 특수청소를 하며, 그중 40%는 청년 쓰레기 집, 40%는 고독사 및 자살 현장 유품 정리 등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최근 경험한 고독사 현장에서 있었던 일화를 공유했습니다. "3일 전 고독사 현장에 다녀왔다. 그 공간 안에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거기서 구조해서 입양까지 보냈다. 일주일간 아무것도 못 먹었더라"라며 당시의 무거웠던 마음을 전했습니다.


MC 이수근이 "어르신이 돌아가셨나"라고 묻자 사연자는 "나이가 젊으셨다. 40대 초반이셨다"라고 답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또한 사연자는 20대 초반 남성의 고독사 현장에서 겪은 감정적인 충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반지하였고 분위기가 무겁고 냄새가 많이 났다. 침대 옆에 '햇빛 드는 방에 살고 싶다. 나는 정말 살고 싶었다'는 메모가 있었다. 그걸 발견하고 다 뛰쳐 나왔다. 일을 못하고 감정에 잠겨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연자는 작업할 때 시신을 직접 보지는 않지만 "부패 조직, 손가락, 손톱, 치아 등 신체 일부를 보기도 한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현장이 처참하다보니 일 배우러 왔다가 중간에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으며, 날씨와 관계없이 365일 방호복을 입고 작업해야 하는 고충도 전했습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이에 MC 서장훈은 "동료가 다 또래일 거 아니냐. 죽음을 직접 맞닥뜨릴 일이 많지 않은데 젊은 사람들이 그 일을 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들 것"이라며 공감했습니다.


그는 "어느 누구도 마지막 가는 길이 정리되지 않고 지저분한 걸 원하지 않을 거다. 돌아가신 분의 마지막을 잘 정리해 드린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것"이라고 따뜻한 조언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