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 10마리, 철창 벗고 구례 보호시설로 첫 이송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녹색연합,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25일 경기도 연천군 농가에서 사육되던 곰 10마리를 전남 구례 사육곰 보호시설로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26일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이송이 8월 매입 계약 체결 이후 약 한 달 만에 이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이번 이송은 야생생물법 개정으로 곰 사육 산업이 종식을 앞둔 상황에서 실제로 사육곰들이 철창을 벗어나 보호시설로 옮겨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그동안 이 곰들은 오랜 시간 좁은 뜬장에 갇혀 웅담 채취용으로만 취급받으며 살아왔지만 이제 보호시설에서 처음으로 흙과 풀을 밟고 햇볕이 드는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내 첫 공립 생츄어리, 곰들의 새로운 보금자리
구례 사육곰 보호시설은 환경부와 구례군이 공동으로 조성한 국내 최초의 공립 생츄어리입니다.
동물자유연대
이 시설은 총 49마리의 곰을 수용할 수 있으며 현재 단계적으로 곰들을 입식시키고 있습니다.
야외 방사장과 휴식 공간을 갖춘 이 시설은 곰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쉴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전문 수의사와 사육사들이 곰들의 건강 회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이송 과정에서 아쉬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당초 계약한 12마리 중 2마리가 마취와 운송 과정에서 사망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열악한 사육 환경에서 제대로 된 건강관리를 받지 못한 노령 곰들에게 마취와 장거리 운송은 큰 위험 요소였습니다.
시민단체는 이러한 결과가 어느 정도 예견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설명하며 앞으로 남은 곰들의 구조 과정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을 높이기 위한 개선책을 정부와 함께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곰 사육 종식을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
1980년대 초반부터 법제화된 곰 사육은 웅담 채취라는 명목 하에 많은 곰들을 비좁은 철창에 가두어 고통을 주어왔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하지만 시민사회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2023년 야생생물법이 개정되어 2026년 1월 1일부터는 곰 사육과 웅담 채취, 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제도적 전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에는 약 240여 마리의 사육곰이 남아있으며 시민단체들은 이들을 순차적으로 매입하고 보호시설로 이송하는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다만 정부가 건립 중인 보호시설의 수용 규모는 전체 개체를 수용하기에 부족한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보호공간 마련과 예산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구례 보호시설에 입식된 10마리의 곰들은 이제 도축의 위협 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남은 생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여 단체들은 "이번 구출은 단순히 10마리 곰의 삶을 바꾸는 것을 넘어, 남아 있는 모든 사육곰의 미래를 열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곰 사육 종식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