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투숙설'로 신라호텔 예식 올 스톱
국가적 행사로 인해 예정되어 있던 결혼식 일정을 조정했다가 뭇매를 맞았던 서울 신라호텔이 이번엔 난처한 입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29일 신라호텔은 최근 예식 일정이 조정된 예약자들에게 다시금 '예정대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당초 서울 신라호텔은 일부 예약 고객에게 11월 초 국가적 행사가 예정돼 있어 부득이하게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안내한 바 있습니다. 신라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 조항 중 국가적 행사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예약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호텔신라
그럼에도 예비부부들은 "청첩장까지 돌린 상황인데 날벼락 아니냐"며 분노했고 신라호텔은 위약금 및 예식 비용 전액 보전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신라호텔 예식 비용은 약 1~2억 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라호텔 측이 '국가적 행사'에 대해 구체적인 행사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된 일정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정상회의 참석 예정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머물 서울 숙소로 유력했기 때문입니다. 시 주석은 세 차례 방한한 바 있는데, 그 때마다 숙소로 신라호텔만을 이용해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GettyimagesKorea
실제로 중국 대사관이 신라호텔에 APEC기간 중국 대표단 투속과 전체 대관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중국의 돌연 취소...예비부부는 혼란, 신라호텔은 오명
그런데 중국 측이 16일 만에 신라호텔 전체 대관 요청을 취소 상황은 뒤집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라호텔 관계자는 "국가행사 일정 변경이나 취소 여부는 밝힐 수 없다"며 "최초 예약일로 다시 변경한 커플의 예식비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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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호텔은 국가적 행사라는 사정을 고려했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중국 측의 돌연 취소로 '욕받이'가 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정치권에선 "중국이 구두로만 대관을 문의했을 뿐, 예약금이나 구체적 일정도 전달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