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선 성우, 암 투병에 결국 AI가 대신한다
1996년부터 안내 문안을 직접 녹음해 시민들께 안내 음성을 전달해오던 강희선 성우가 암 투병으로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습니다.
2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에서 익숙하게 들리던 '다음 역은 ○○, ○○역입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인공지능(AI) 음성으로 대체됩니다.
현재 지하철 열차 내 안내 방송은 총 26종입니다. 특유의 친근하고 명확한 억양으로 이 방송을 책임져온 인물은 성우 강희선 씨였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강 씨는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암 투병 사실을 알렸습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26년간 연기해온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 속 짱구 엄마 '봉미선' 역할에서도 하차해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AI 안내 방송, 비용·시간 모두 절감
서울교통공사는 성우의 건강 문제로 기존 안내 방송 체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인공지능 음성 합성(TTS)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AI 안내 방송은 성우 목소리를 학습해 실제 사람과 유사한 억양을 구현합니다. 공사에 따르면 성우 녹음에는 약 2천500만 원이 들고 방송 적용까지 2~3주가 걸렸지만 AI는 500만~1천250만 원 수준의 비용으로 하루 안에 음성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이미 한국철도공사와 신분당선, 신림선, 김포골드라인 등에는 AI 안내 방송이 도입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 승객이 적은 6호선과 한국철도공사와 공동 운행하는 3·4호선에 시범 운영을 시작할 방침입니다.
공사 관계자는 "성우 녹음 방식은 안정적으로 사용돼 왔지만 건강 문제나 외부 변수에 따라 긴급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며 "AI TTS 도입으로 안정적인 안내 방송 체계를 구축하고 시민들께 통일감 있는 음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