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 대부 전유성 빈소에 조문 행렬
개그계의 대부로 불리던 고(故) 전유성(76)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동료 및 선후배 개그맨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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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을 맞이했습니다. 그는 전유성이 세상을 떠난 후 빈소를 정하는 과정부터 유족들과 함께하며 장례를 돕고 있습니다.
코미디언 이홍렬은 굳은 표정으로 빈소를 찾아 전유성의 영정 앞에서 큰 소리로 오열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병석에서 보기 애처로울 정도로 많이 고통스러워하셨는데 이제는 아프지 않고 편안하시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어 "허참 형님과 더불어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늘 웃음만 생각하셨던 개그맨 1세대였다. 국민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역할에 항상 앞장서신 선배님을 위해 국민들도 명복을 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전유성의 후배 사랑
최양락·팽현숙 부부도 황망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습니다. 전유성은 사흘 전 최양락에게 전화해 "내가 곧 죽을 것 같다. 근데 네가 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에 있던 최양락은 촬영이 끝나자마자 귀국해 전유성이 있던 병원으로 달려가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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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락은 "데뷔하자마자 제일 먼저 만난 어른이 전유성 형님"이라며 "형님은 대본 중심의 옛날 코미디에서 토크 형식의 개그로 그 영역을 넓히신 분이다. 형님이 없었다면 저도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아닌 엉뚱한 직업을 하고 있었을 것이고, 아내 팽현숙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아마 형님은 천국에서도 '천국도 막상 와 보니 엉성한 게 많아. 여기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콘서트를 열어야겠어'라며 아이디어를 내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양락은 그간 전유성에 대해 대학교 1학년 때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자신을 현재의 자리까지 이끌어준 은인이자 멘토라고 밝혀왔습니다.
팽현숙도 2020년 JTBC '1호가 될 순 없어'에서 "유일하게 아저씨(전유성)만 최양락을 안 때렸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개그계 동료들의 애도와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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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심형래도 빈소를 찾아 "제게 친형 같은 분이다 보니 어제는 마음이 먹먹해 방송도 잘 못하겠더라"며 "굉장히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는데 술을 조금 덜 드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 이수만은 "어릴 적 같은 교회에 다녔던 사이"라며 "진정한 기인이었다. 박학다식하고 아이디어의 차원이 남다른 분이었고 후배 양성에 진심이셨다"고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이외에도 배우 성병숙, 코미디언 김경식, 이동우, 최승경, 박승대, 윤성호, 신봉선, 오나미, 김경아, 이정수 등이 빈소를 찾았습니다.
오후에는 이경실, 유재석, 지석진, 김지민 등 후배 코미디언들이 조문했습니다.
근조화환 행렬도 이어졌습니다. 고인의 전처이자 가수 진미령도 근조화환을 보내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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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성은 1993년 진미령과 재혼해 20년간 부부로 살다 2011년 헤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사실혼 관계였습니다.
엄영수, 박미선, 김준호, 김지민, 김대희, 유민상, 김민경, 홍윤화, 고명환, 이윤석, 배우 박중훈, 가수 코요태,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이 보낸 근조 화환도 빈소에 놓여 있었습니다.
전유성은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 폐기흉으로 치료를 받던 중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별세했습니다.
고인의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집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과 발인은 오는 28일 오전 7시 엄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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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일대에서 노제가 치러질 예정이며, 장지는 전북 남원시 인월면입니다.
전유성은 1969년 TBC '쑈쑈쑈' 방송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유머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며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그는 신인 코미디언들을 발굴하는 등 국내 코미디 발전에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개그맨'이란 용어를 국내 처음 사용한 인물이며 KBS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최초 아이디어를 낸 원안자 중 한 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