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오늘(24일)은 '세계 고릴라의 날'... "덩치는 커도 수줍음 많은 고릴라를 지켜주세요"

덩치 크지만 수줍음 많은 '숲속의 이웃' 고릴라


오늘(24일)은 '세계 고릴라의 날'입니다.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멸종 위기에 처한 고릴라를 보호하고 보전하자는 취지에서 2017년 고릴라 연구학자 '다이앤 포시'의 고릴라 연구 센터 설립을 기념하며 지정한 날입니다.


고릴라는 유인원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 서식합니다. 동부고릴라와 서부고릴라 모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CR)' 단계로 분류돼 있을 만큼 심각한 멸종 위기종입니다.


image.png서울대공원 홈페이지


그러나 고릴라는 외모와 달리 의외로 수줍음이 많은 동물입니다. 나뭇잎과 줄기를 즐겨 먹는 채식주의자이며 나이 든 수컷을 중심으로 약 20여 마리가 무리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질서 있는 사회생활을 유지하며 서로 등을 두드리거나 다양한 몸짓과 소리로 의사소통을 나누는 모습은 무척 다정합니다.


서울대공원에서도 '서부로랜드고릴라'를 만날 수 있습니다. 몸무게가 200kg을 훌쩍 넘는 거대한 몸집을 가졌지만 관람객 앞에서는 금세 시선을 피하는 수줍은 성격으로 많은 이들의 미소를 자아냅니다.


스마트폰 속 '푸른 금'이 빼앗은 보금자리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안타깝게도 고릴라의 개체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밀렵과 내전뿐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자원, '콜탄(Coltan)'이 있습니다.


콜탄은 전자부품에 쓰이는 희귀 광물 '탄탈럼'을 포함하고 있어 '푸른 금'이라 불립니다. 전 세계 매장량의 70~80%가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돼 있는데 이를 채굴하기 위해 숲이 불태워지고 땅이 파헤쳐지면서 고릴라의 서식지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gorilla-4547188_1280.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스마트폰 한 대에 필요한 탄탈럼은 고작 0.02g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 작은 양을 얻기 위해 고릴라들이 보금자리를 잃고 주민들은 분쟁과 착취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편리함 뒤에서 동물과 사람 모두가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덩치만 크고 사실은 온순한 '숲속의 수줍은 이웃',고릴라. 오늘 하루만큼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고 그들의 존재와 위기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관심이 모이면 고릴라를 지켜낼 힘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