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몸길이 75cm'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 도심서 길고양이 사냥 포착

도심 속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 길고양이 사냥 현장 포착


국내 최대 맹금류인 수리부엉이가 도심 한복판에서 길고양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야생동물 전문 유튜버 김어진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새덕후'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어미 수리부엉이가 고양이를 사냥해 새끼들에게 먹이로 제공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수리부엉이 / 새덕후 유튜브 채널YouTube '새덕후'


'도시에 널렸네? 요즘 수리부엉이들이 먹이로 인식했다는 동물'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는 어미 수리부엉이가 고양이 한 마리를 꺼내와 바위 위에서 새끼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어진씨의 설명에 따르면 어미 수리부엉이는 처음에는 비둘기만 사냥하다가 새끼들이 성장하면서 더 큰 먹이가 필요해지자 고양이까지 사냥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합니다.


수리부엉이의 사냥 습성과 생태계 영향


수리부엉이는 새끼들의 성장 단계에 맞춰 먹이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어진씨는 "새끼들이 작을 때는 쥐를, 조금 자라면서는 비둘기를 잡아왔는데 이제는 고양이를 가져온다"며 "새끼들이 완전히 자랐으니 그 크기에 맞는 먹이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리부엉이 / 새덕후 유튜브 채널YouTube '새덕후'


영상에서는 어미 수리부엉이가 고양이를 깔끔하게 정리해 새끼들에게 제공하는 모습도 관찰되었으며 새끼 수리부엉이들은 차례대로 가져온 고양이를 뜯어먹으며 형제끼리 나눠 먹는 모습도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리부엉이가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촬영자인 김어진씨도 "수리부엉이가 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수리부엉이가 주로 사냥하는 것은 새끼 고양이들이며 성체 고양이는 수리부엉이에게도 위험한 상대이기 때문에 선호하는 먹이가 아닙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양이는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국 상황은 특히 심각한 편입니다.



수리부엉이 / 새덕후 유튜브 채널YouTube '새덕후'


고양이 개체수를 억제할 자연 천적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요. 국내에서 고양이의 천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동물은 담비와 수리부엉이 정도뿐이지만 이들의 개체수로는 급증하는 길고양이 수를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의 특징과 보호 현황


수리부엉이는 국내에서 관찰되는 올빼미과 조류 중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가 60~75cm, 익장(날개를 활짝 펼쳤을 때의 양 날개 끝에서 끝까지의 거리)이 131~188cm에 달하는 대형 맹금류입니다.


초대형 개체는 익장이 무려 2m나 된다는 기록도 있어 모든 올빼미들을 통틀어 사실상 최대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귀 모양의 깃털과 주황색 눈이 특징인 수리부엉이는 주로 야행성 활동을 하며 쥐, 토끼, 새 등을 주요 먹이로 삼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고양이나 작은 개까지도 사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수리부엉이는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수리부엉이 / 새덕후 유튜브 채널YouTube '새덕후'


국내에서는 개체수가 많지 않아 번식지 발견이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는데요. 이들은 보통 절벽이나 바위틈, 큰 나무 구멍 등에 둥지를 틀고 2~4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어진씨는 "수리부엉이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국의 둥지 위치 정보 수집에 조류 관찰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멸종위기종의 둥지 위치를 공유하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강요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