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앞에서 1인 시위... 무슨 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앞에서 또다시 1인 시위가 열렸습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흰고래 벨루가 '벨라'의 방류를 촉구한 것인데요.
지난 16일 핫핑크돌핀스는 SNS를 통해 "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앞에서 다시 한 번 흰고래 벨라의 방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일인시위를 진행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단체 측은 "2019년 벨라를 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시민들이 이 문제를 잊지 않고 행동에 나서야 벨라의 해방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Instagram 'hotpinkdolphins'
'웃는 고래' 벨루가...그러나 수조에 갇힌 벨라
벨루가(흰고래)는 흰 피부와 두꺼운 애굣살, 올라간 입꼬리로 특유의 웃는 듯한 인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현재 북극해를 중심으로 약 13만6천 마리만 남아 있으며, 야생에서는 중심 서식지로부터 최대 6천㎞까지 이동하는 회유성을 보입니다.
벨라는 2012년 러시아 북극해에서 태어나 틴로(TINRO) 연구소를 거쳐 2013년 국내에 반입됐습니다. 이듬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개장과 함께 전시가 시작됐습니다. 이때 함께 들여온 벨로(2016년 폐사), 벨리(2019년 폐사)는 모두 패혈증으로 죽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명증과 우울증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벨루가는 초음파로 소통하는데 좁은 수조 속에서는 소리가 벽에 부딪혀 되돌아오기 때문에 하루 종일 소음에 시달리며 심리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는 해석입니다.
YouTube '핫핑크돌핀스'
롯데월드, 2019년 '방류 약속'...지켜지지 않은 6년
벨리와 벨로의 잇따른 폐사로 여론이 악화되자, 롯데는 2019년 10월 마지막 벨라를 바다로 방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1년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보호수역(생추어리) 이송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까지도 약속은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단체 측은 "롯데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 채 벨라 전시로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진 상황입니다. 핫핑크돌핀스는 2022년 12월 아쿠아리움 수조 외벽에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 현수막을 붙이는 시위를 벌였고, 롯데는 "7억 원 피해"라며 단체 공동대표 황현진 씨를 고소했습니다. 황 씨는 지난 1월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YouTube '핫핑크돌핀스'
재판부는 "전시 업무가 일시적으로 방해된 것은 맞지만, 방해 시간은 최대 15분에 불과했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롯데가 벨라를 보유한 것이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흥미와 오락을 위해 동물을 습성에 반해 사육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핫핑크돌핀스는 롯데 측을 '무고 혐의' 등으로 맞고소했습니다. 단체 측은 "롯데가 피해 금액을 부풀려 허위 고소를 했다"며 "롯데는 불법·과격 집단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대신, 벨라 방류 약속을 진심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벨라,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현재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는 마지막 남은 벨루가 '벨라'가 좁은 수조에 갇혀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롯데가 직접 한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 "벨라가 더 늦기 전에 바다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며 비판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습니다.
한편 고정락 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은 지난 2023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외사와 2026년까지는 방류해보자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방류 지연 사유에 대해서는 "적합한 고래 바다쉼터(whale sanctuary)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