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잠수 능력 보유 연구 결과 발표
제주 해녀가 인류 중 가장 뛰어난 잠수 능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18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는 '한국 해녀의 잠수 행동과 생리학'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특히 제주어로 '잠녀(jawmnye)'라 불리는 제주 해녀들의 독보적인 잠수 능력에 주목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최소 3대째 해녀 가문 출신인 62~80세 제주 해녀 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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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들이 성게를 채취하기 위해 총 1786회 잠수하는 동안 심박수와 허벅지 근육의 산소포화도 변화 등 생리학적 반응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주 해녀들은 하루 평균 255분(4시간15분)을 바다에서 잠수하며 작업했으며, 일부는 하루 최대 636분(10시간36분)까지 물속에 머무는 놀라운 지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제주 해녀의 독보적인 수중 체류 능력과 생리학적 특성
제주 해녀들이 바다에서 작업하는 동안 물속에 머무는 비율(수중 체류 비율)은 평균 55.9%에 달했습니다. 이는 인류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동남아시아 해상 유목민 집단인 바자우의 젊은 남성들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해녀들의 수중 체류 비율이 비버, 바다수달, 뉴질랜드 바다사자와 같은 반수생 포유류를 뛰어넘거나 유사한 수준이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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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해녀들은 평균 0.7m의 비교적 얕은 깊이에서 평균 11초 동안 잠수했으며 잠수 사이에는 평균 8.9초의 짧은 휴식을 취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해녀들이 일반적인 포유류가 물속에 들어갔을 때 나타나는 심박수 감소와 같은 전형적인 잠수 반응을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제주 해녀들이 일반적인 잠수 반응 없이도 효율적으로 잠수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을 개발하고 훈련해왔음을 시사합니다.
연구진은 "해녀의 잠수 방식은 짧고, 반복적이며, 짧은 회복 시간을 포함한다"며 "이러한 방식은 산소 부채(부족)를 유발하지 않지만,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운동과 비슷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와 해녀의 오랜 역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연구진은 제주 해녀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잠수 인간(diving humans) 중 하나라고 결론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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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구진은 "현재 해녀들의 평균 연령은 70세로, 이들이 마지막 세대일 가능성이 있다"며 "해녀들의 독특한 잠수 능력과 생리학적 특성을 이해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한편 제주해녀문화는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2016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