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검찰, '23명 사망' 아리셀 박순관 대표에 징역 20년 구형

"사람 목숨보다 이윤 앞세웠다"... 검찰, 아리셀 대표에 징역 20년 구형


검찰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리셀 화재 참사와 관련해,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산업재해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이 사건은, 기업의 구조적 안전불감증과 무분별한 외주화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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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최악의 대형 인명 사고... 경영자는 책임 외면"


23일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박순관 대표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파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이같이 구형했습니다. 박 대표의 아들이자 아리셀 총괄본부장인 박중언 씨에게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징역 15년이 구형됐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악의 대형 인명 사고로, 대부분이 불법 이주노동자인 피해자들을 사실상 방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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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대표는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해 생산량과 수익을 늘리는 데만 몰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윤 앞세운 경영... 책임 회피에 반성도 없어"


검찰은 박 대표가 경영 책임을 본부장인 아들에게 전가하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사람 목숨보다 이윤을 앞세웠으며, 사고 발생 이후에도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변명과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며 "경영자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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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언 본부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안전관리책임자로서의 의무를 외면했으며, 사고 이후에도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던 이주 노동자들이 입국한 지 몇 달도 되지 않아 비극을 맞았다. 이 사건은 생명을 경시한 인력 외주화의 비극이며, 경영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23명 목숨 앗아간 비극... 대부분 비정규직·이주노동자


해당 사건은 지난해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경,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당시 불은 순식간에 공장을 덮쳤고,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사망자 중 3명만이 정규직이었으며, 나머지 20명은 파견업체 소속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이 중 19명은 이주노동자로, 그중 한 명은 귀화한 한국 국적자였습니다.


화성 공장 화재 '인명 수색' / 뉴스1 화성 공장 화재 '인명 수색' / 뉴스1 


박 대표는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현재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박 본부장 역시 화재 대비 안전관리와 전지 발열 감지, 소방훈련 미실시 등 주의 의무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습니다.


이날 결심공판을 마친 재판부는 판결 선고기일을 추후 지정할 예정입니다.